입 속 세균이 만드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악취 유발
구강 위생과 충분한 수분 공급으로 입냄새 예방 가능
오랜 기간 지속되는 입냄새는 정확한 원인 찾아야
주춤했던 껌의 인기가 되살아났다. 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이 본격화되고 대면 활동이 늘자 입냄새를 가리기 위해 껌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
실제 지난해 편의점 GS25의 껌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매출 성장률이 2020년 0.6%, 2021년 0.3%에 그친 것을 보면 괄목할 수치다.
올해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까지 해제돼 껌을 찾는 이들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껌이 입냄새 해결의 능사는 아니다. 올바른 입냄새 예방법을 알아보자.
◆ 건조한 입에서 증식한 세균, 입냄새 원인
입냄새(구취)를 일으키는 원인은 '세균'이다. 입 속 세균은 음식물 찌꺼기를 영양분으로 삼는데,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휘발성 황화합물을 발생시킨다. 이 휘발성 황화합물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세균은 침 분비가 줄어 입 안이 건조할수록 잘 생긴다. 자고 일어나면 입냄새가 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는 동안은 침이 적게 분비된다.
이외에도 지나친 치태(치석 전 단계)나 치석, 치주질환, 구강암, 공복, 흡연,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구강으로 인한 입냄새가 전체 원인의 85~90% 정도라고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생활이 된 마스크 착용도 입냄새를 유발한다. 구강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아 입이 건조해지기 때문. 또 공기가 마스크 안에만 고여 더욱 입 안을 마르게 만든다.
입냄새를 확인하고 싶다면 빈 종이컵에 숨을 내쉰 후 맡거나, 면봉으로 혓바닥을 닦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입 냄새 유발 물질은 휘발성이 강해 금방 사라져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 입냄새가 심하다고 느껴진다면 치과에서 구취측정기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연희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입냄새가 만성적이라면 병원에서 구강 내 원인을 살펴보는 등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올바른 칫솔질·혀클리너 사용 등이 핵심
입냄새 예방의 기본은 구강 위생이다. 올바른 칫솔질로 음식물 찌꺼기가 입에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혀를 잘 닦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에서도 세균이 가장 번식하기 쉬운 곳이 혀이기 때문. 혀 표면 오돌토돌한 '설유듀'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잘 남는다.
혀를 닦을 때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3~4차례 반복해서 닦아주되, 설유두가 손상되지 않도록 힘을 강하지 않게 조절한다. 혀 안쪽 부분에 구취 유발 세균이 가장 많아 안쪽까지 닦아주는 것이 좋다.
혀를 닦을 때 헛구역질이 나서 힘들다면 호흡을 수 초 동안 멈추고 닦거나, 혀의 다른 부분을 자극한다면 도움이 된다. 하루 1~2회 혀클리너로 설태(혀 표면에 생긴 세균)을 부드럽게 긁어 낸 후 입을 물로 헹구는 것도 효과적이다.
◆ 생활습관 고쳐도 계속된다면 병원 찾아야
올바른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입 안이 건조하지 않게 하루 1.5~2리터의 물을 마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다. 설탕이 들어있거나 산성이 강한 음료는 피한다. 충치와 치아 부식 위험을 높인다. 녹차 속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탈취 효과가 있어 입냄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입으로 숨을 쉬면 코로 쉴 때보다 구강이 쉽게 건조해진다. 휘발성 황화합물이 많이 들어있는 마늘, 파, 양파 등은 피한다.
공복엔 입냄새가 심해지므로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 양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로 구강을 여러 번 헹궈내고 5분 정도 무설탕 껍을 씹으면 좋다. 최소 1년에 1~2회의 스케일링, 구강 상태에 따른 잇몸 치료도 필요하다. 구강세정제를 사용한다면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고른다. 구강 점막을 자극해 입을 더 건조하게 한다.
고홍섭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평소 치실과 치간칫솔, 혀 클리너 등을 활용하여 구강 위생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한 노력에도 입 냄새가 줄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관련기사
- 구강 건강의 시작 ‘건조함’부터 잡자
- 양치질, '식사 직후' vs '30분 뒤' 정답은? [그것이 알고싶냐]
- 궤양·출혈 '이중고' 암 환자 괴롭히는 '구강건조증'
- '겨울철 불청객' 구강건조증, 예방은 수분 섭취와 침샘 자극
- 충치 막는 '천연 세척제' 침 분비 촉진하려면
- 술 마시니 심해지는 입냄새…원인과 해결은?
- 건강 알리는 다양한 입 속 신호, 종류와 치료는? [전문의 기고]
- 구취는 치과 진료가 우선 [전문의 기고]
- 건강 지켜주는 '침'…뱉지 말고 지키세요
- 코로 숨 쉬기vs입으로 숨 쉬기…맞는 것은? [그것이 알고싶냐]
- 구강청결제, 칫솔질 대신할 수 없다
- 방귀 참으면 입냄새가 심해질까
- 치약·구강청결제 올바르게 사용하세요
- 쓴 맛 와인이 치아에 좋다? 증류주보다 당분 높아 '위험'
- 환절기 입 속 가뭄 ‘구강건조증’, 치아까지 위협
- 평생 관리 필요한 치아 건강…잇몸도 살펴야 해요 [건강스펀지]
- 이제 대중교통서 마스크 안쓴다…20일부터 착용 의무 해제
- "낭만 씹어볼까"…'껌' 부활에 웃는 롯데웰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