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이 암 환자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대구로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이 암 환자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대구로병원

국내 의료진의 로봇 수술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특히 암 치료 분야는 국내 로봇 수술 술기가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는 등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로봇 수술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세계 최초로 구멍 2개만 뚫어 폐암 로봇수술에 성공한 사례를 국제 학술지 '세계 외과 저널'(World Journal of Surgery)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단순 사례 발표를 넘어 학계의 체계적인 검증을 통해 로봇 수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2017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2개 또는 3개 포트(구멍)로 진행한 비소세포폐암 로봇수술 환자 중 나이, 성별, 흡연 여부, 병기, 종양 크기,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수술 결과 비교가 가능한 환자 37명을 각각 선별했다.

이 후 두 그룹의 수술 후 통증과 평균 수술 시간을 비교한 결과 구멍을 적게 뚫은 그룹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수술 후 통증은 2포트 그룹이 수술 당일 평균 3정도, 3포트 그룹은 수술 후 2일까지는 평균 6~7정도의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 강도는 0~10까지로 숫자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한 것이다.

평균 수술 시간도 2포트 그룹이 179분, 3포트 그룹이 227분으로 2포트 그룹이 48분 짧았다. 이외에 두 그룹의 사망률, 합병증, 입원 기간 등도 비교했으나 이들 지표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점은 없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적은 수의 포트로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라며 “흉강경 수술도 기존에 3~4개 포트로 시행하던 것이 1개 포트만으로도 가능해졌듯, 흉강경보다 더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 수술도 포트 수를 점차 줄여나감으로써 빠른 회복을 돕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등 환자 중심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길병원은 인천 지역 최초로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에 성공했다.

이두호 외과 교수는 20대 여성이 가진 약 3cm 크기의 ‘고형가 유두상 종양(solid pseudopapillary tumor)’을 10여시간에 걸친 로봇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제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여성은 “처음에는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두렵고 망설여졌다”며 “하지만 실제 받아보니, 상처도 작고, 회복도 빨라서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환자 나이가 젊고 미혼이기에 40cm에 달하는 복부의 상처를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정밀한 수술이 요구되는 질환이라면 로봇을 이용해 상처의 축소, 빠른 회복, 합병증의 최소화 등 많은 이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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