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폐암센터장)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폐암은 신약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분야"라며 "신약 임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가며 극복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폐암은 신약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분야"라며 "신약 임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가며 극복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폐암은 암 중 세계적으로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다. 하지만 폐암에 진단돼도 미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신약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 또한 폐암이며, 덕분에 치료법과 사망률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5~2019년 폐암 5년 생존율은 34.7%로, 10년 사이 14.4%나 증가했다.(2006~2010년 20.3%)

암을 일으킨 유전자 돌연변이만 골라 공격하는 ‘표적치료제’ 개발로 치료 결과는 더욱 향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국산 표적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기대를 모은다. EGFR 변이 치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렉라자, EGFR 변이 치료 적응증 확대 기대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폐암센터장)는 “렉라자 단독 및 병용요법 등에 대한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라며 “수술 전후 보조요법, 완전 절제 후 혹은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 후 유지치료 등에도 적용하는 등 앞으로 적응증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조 교수는 전 세계 제약사들의 폐암 신약 임상을 이끌고 있다. 이번 렉라자 임상 연구도 주도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에서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표적치료제 내성 극복 위한 신약 연구 활발

EGFR 유전자 변이는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 발견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10명 중 3~4명이 EGFR 변이를 가지고 있다. 비흡연자나 흡연을 적게 한 사람들, 여성에게서 발견 확률이 높다.

표적 치료제는 개발된 순서에 따라 세대로 나뉜다. 현재 EGFR 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는 대표적으로 ▲1세대 이레사(게피티닙) 타세바(엘로티닙) ▲2세대 지오트립(아파티닙) ▲3세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렉라자 등이다. 내성이 생겼을 때 다음 세대로 치료제를 적용한다. 

조 교수는 “내성의 기전은 굉장히 다양해서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적합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내성을 극복하려는 신약 임상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타그리소 내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 보여

특히 EGFR 변이는 ‘T790M' 하위 돌연변이가 내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타그리소나 렉라자를 처방할 수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 7월 출시돼 타그리소 뿐이었던 3세대 표적치료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조 교수는 “사실 타그리소와 렉라자는 쌍둥이 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임상 연구에서 렉라자가 뇌 전이에 효과적이고 심독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은 타그리소보다 더 많이 처방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렉라자 단독 투여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 ’레이저301(LASER301)'은 긍정적인 데이터를 낳고 있다고.

특히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주(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은 타그리소 내성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를 평가하는 임상3상이 ‘마리포사(MARIPOSA)'다. 조 교수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주 병용 요법은 별 다른 대안이 없던 타그리소 내성 치료에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치료에도 적극 임하기 부탁

한편 불법 복제약 사용에는 주의를 당부했다. 타그리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해외에서 불법 복제약을 구매하는 것. 현재 타그리소는 기존 폐암 치료제로 치료에 실패하거나 T790M변이가 있을 때만 2차 치료제로 급여가 인정된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 본인 부담금이 30만원 정도지만, 비급여인 경우 한 달에 600만원 이 넘는다. 불법 복제약은 급여 적용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 교수는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불법인 복제약으로 치료를 하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폐암은 다양한 치료제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니 포기 말고 신약 임상에도 적극 참여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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