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트 혈당지수(GI) 100g 당 40, 현미 56 보다 낮은 ‘착한 탄수화물'
심혈관질환, 당뇨, 지방간 등에 도움되는 카무트, 대체곡물 가능할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6천년 전 고대 이집트와 중동지역에서 주식으로 사용하던 고대 곡물로 알려진 왕의 밀 ‘카무트’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발렌티노의 건강비결이자 장수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무트에 대한 발렌티노의 진심은 지난 2014년 출간한 '황제의 식탁(At the Emperor’s Table)'을 보면 잘 느껴진다. 책에서 그는 평소 자신이 즐겨 먹는 통밀 카무트 파스타, 카무트로 만든 쿠키, 카무트 피자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대부분 메뉴에서 탄수화물이 카무트로 대체됐다.

이미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에서는 카무트를 이용한 2천여 종의 가공식품이 출시됐다. 해외에선 일찌감치 카무트의 유익함을 확인하고 파스타 면, 피자 도우, 쿠키 등에 사용하고 있다.

카무트에는 항산화에 좋은 다양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GI(혈당지수)와 GL(혈당부하지수)이 낮아 ‘좋은 탄수화물’로 불리고 있다. 탄수화물 섭취에 제한을 둬야 하는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가 섭취해도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곡물이다.

현미의 GI는 100g당 56으로 당뇨 환자에게 좋은 대표적인 곡물이다. 카무트는 이보다 낮은 40이다.

단백질 함량도 높다. 카무트 100g당 단백질 함량은 약 14g으로 현미보다 2배 가량 높다고 알려졌다. 이밖에도 총식이섬유,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셀레늄, 콜린, 베타인, 비타민 A, E, K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유럽 임상영양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카무트 인체적용 시험 결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카무트로 만든 파스타, 빵, 크레커 등을 8주간 매일 140.5g 섭취했을 때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혈당이 저하됐다. 또 산화스트레스 상태의 개선, 염증성 수치 저하 등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밖에 당뇨, 과민성대장증후군,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에서도 유의미한 인체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카무트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체곡물로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카무트의 정식 품종은 호라산 밀(Khorasan Wheat)이다. 카무트는 세계 74개국에 등록된 고유 상표명으로 호라산 밀의 순수성을 98% 이상 유지하고, 일정한 품질기준을 충족한 수확물에 대해서만 카무트 브랜드 사용을 승인한다.

카무트는 미국 몬타나주와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청정지역에서 경작되고 있다. 카무트의 공급원이자 브랜드 관리사인 ‘카무트 인터내셔널’은 품종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1998년 미국 농무부(USDA)에 ‘KAMUT QJ-77’이라는 종자로 등록 했다. 이후 상업적인 경작을 시작해 제한적으로 관리돼 왔다.

호라산 밀 전체생산량의 90% 이상이 카무트 상표로 관리되고 있고, 국내 유통되는 호라산 밀 역시 ‘카무트’ 브랜드를 사용하는 제품이 승인 받아 정식 수입된 제품이다.

가공식품 원료로 카무트가 사용되는 경우 역시 카무트 인터내셔널로부터 수입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 독점 유통권은 코스모어플러스에서 가지고 있다.

미국, 유럽 등 국가에서는 이미 카무트를 활용한 2천여 종의 가공식품이 나왔지만 국내는 여전히 생소하다.

앞서 2014년 카무트가 국내에 수입되면서 홈쇼핑 등에서 활발하게 소비되는 듯했지만 거친 식감 때문에 인기는 지속되지 못하고 사장됐다. 2020년 코스모어플러스에서 식감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다시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누룽지, 선식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해외 작황 상황에 따라 국내 유통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원활한 공급은 어려운 실정이다. 카무트가 건강에 좋지만 이를 대체곡물로 사용하기에는 유통량이 걸림돌이다.

업계에서는 카무트가 대체곡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국내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브랜드 관리사에 요청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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