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준 난양공대 교수팀

조남준 난양공대(NTU) 재료공학과 교수팀이 꽃가루로 만든 종이에 레이저 프린터를 이용한 반복 인쇄 작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리지널 이미지와 '꽃가루 종이'의 인쇄 이미지(오른쪽)을 비교한 모습. 사진=난양공대 유튜브 채널 캡처
조남준 난양공대(NTU) 재료공학과 교수팀이 꽃가루로 만든 종이에 레이저 프린터를 이용한 반복 인쇄 작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리지널 이미지와 '꽃가루 종이'의 인쇄 이미지(오른쪽)을 비교한 모습. 사진=난양공대 유튜브 채널 캡처

봄철 알러지 주범으로 '찬밥 신세'를 받던 꽃가루가 화려하게 변신했다. 

조남준 난양공대(NTU) 재료공학과 교수팀은 5일 꽃가루로 만든 종이에 레이저 프린터를 이용한 반복 인쇄 작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종이는 나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로 만든다. 제지 산업은 전 세계 산업용 목재 사용량의 33~4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벌목에서 가공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만큼 자연 파괴는 물론 탄소 배출 등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조 교수팀은 꽃가루를 가공해 부드러운 묵 형태의 소재(겔)를 만들고, 이를 건조해 종이를 만드는 기술을 수년 전부터 개발해왔다. 수산화칼륨으로 해바라기 꽃가루 알갱이 표면의 캡슐화된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이를 마이크로겔 입자로 바꿔 머리카락의 절반 정도 두께(약 0.03mm)의 종이로 제작했다.

조 교수는 "'꽃가루 종이'의 제작 과정은 전통적인 비누 제조 방식과 유사하다"라며 "기존의 종이 제조 공정보다 훨씬 간단하고 에너지를 덜 쓰는 친환경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꽃가루 종이'는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 또, 인쇄한 후에도 간단한 화학적 처리만으로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 조 교수팀이 꽃가루 종이에 레이저 프린터로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를 인쇄한 다음, 알칼리성 용액을 사용해 이를 없앤 후 다시 레이저 인쇄를 실시했다. 그 결과, 종이 구조나 이미지 품질을 유지한 상태로 최대 8번까지 반복 인쇄가 가능했다. 

조 교수는 “친환경, 비알레르기성 꽃가루 종이가 기존 종이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꽃가루 종이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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