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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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은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이다. 대부분 5세 이전 발병하고 40~60%는 사춘기 이후까지 증상이 지속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 10세 미만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약 33만 3,198명으로 전체의 10명 중 3명(34.2%)에 달했다.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과 홍반(피부 붉어짐), 구진(피부 융기), 진물 등 다양한 피부 증상을 동반한다.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의 이상 과민 반응으로 인해 전신으로 염증이 퍼져 ‘알레르기 행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행진은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살면서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추가로 겪게 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신체적인 문제가 가중되면서 우울증, 집중력 저하, 피로 등 정신질환의 위험마저 증가한다.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우선 ‘염증 유형’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은 외부의 다양한 자극 (항원)과 유해물질, 미생물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관여하는 주요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의 종류에 따라 면역 반응을 크게 제1형 염증, 제2형 염증, 제3형 염증 등 3가지로 구분한다.

제1형 염증은 바이러스나 세균, 암세포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면역 기전이 과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이다. 제1형 염증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이 있다

제3형 염증은 세균, 진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 기전이 과활성화되어 발생한다. 건선 등 염증성 피부질환, 건선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의 발병과 연관돼 있다.

염증 유형에 따른 면역 질환 구분.
염증 유형에 따른 면역 질환 구분.

아토피피부염은 천식, 만성 비부비동염과 함께 제2형 염증에 속한다.

제2형 염증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 기생충, 독소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과정에 Th2 세포 등이 인터루킨-4, 13(IL-4, IL-13)과 같은 사이이토카인을 분비하면서 발생한다. 

즉, 소아기에 발병한 아토피피부염이 다른 제2형 염증성 질환들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알레르기 행진’이다.

지난 2007년 대한의사협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소아의 약 80%는 자라면서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 제2형 염증성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 6~11세 소아 환자의 경우 91.7%가 최소 1개 이상의 제2형 염증 동반 질환을 앓고 있었다.

아토피피부염은 중증도에 따라 단계별로 치료 전략을 세운다.

경증-중등도 소아 아토피피부염은 보습제와 국소 스테로이드 및 국소 면역조절제(국소칼시뉴린억제제)를 사용해 조절한다.

단,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의 우려가 크고 증상이 심한 경우 치료 효과가 낮은 편이다. 

이런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았다면 국소 치료가 아닌 전신 치료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에는 면역 체계를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약물(면역 억제제)을 썼지만, 최근에는 제2형 염증 반응만 다스리는 생물의약품의 사용이 허가돼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어린 나이 발병한 아토피피부염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업, 교우 관계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나가는 질환이라고 생각해 방치하거나 민간요법 등 효과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면 질환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조기부터 중증도에 따른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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