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약업계에서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구체화를 통해 기업 역량을 강화하고, 라인업을 추가해 치료 옵션을 폭넓게 제공하는 성과들이 돋보였다.

한미약품은 저용량 '로수젯 10/2.5mg'을 허가 받아 치료 옵션을 넓히고, JW크레아젠-온코인사이트는 차세대 항암 면역 세포치료제 CAR-M 연구를 위해 협약을 맺었다. 진원생명과학은 GLS-1027의 자가면역성 포도막염 치료 효능 평가를 위한 동물실험 착수와 펩트론의 희귀의약품 지정 뇌질환 치료제 글로벌 독점 공급계약 체결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 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 한미약품

◆ 한미약품,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저용량 옵션 제공

블록버스터 복합신약으로 이름 높은 한미약품 로수젯의 저용량 제품이 추가 발매된다.

한미약품(대표이사 우종수·권세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지난 24일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에제티미브 10mg'과 '로수바스타틴 2.5mg'을 결합한 저용량 '로수젯 10/2.5mg'을 허가 받았다고 밝혔다. 

로수젯은 지난 2020년 991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복합신약이다. 이번 로수젯 저용량 허가에 따라 한미약품은 기존 로수젯 10/5mg, 10/10mg, 10/20mg 3가지 용량과 함께 총 4가지 용량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한미약품 측 관계자는 매경헬스와의 통화에서 "로수젯은 간과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합성 및 흡수를 이중으로 억제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 대해 스타틴 단일제 대비 부가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라며 "저용량 라인업 추가로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 옵션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로수바스타틴 2.5mg 저용량 단일제도 최근 허가를 받고 출시 대기 중이다. 이를 통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스펙트럼을 넓혀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해 나간다는 것이 한미약품 측의 계획이다.

또 한미약품은 최근 로수젯10/2.5mg이 스타틴 단일제 대비 LDL-C 감소에 효과적이며, LDL-C 수치가 기저치 대비 46% 감소하는 효과를 증명하며, Low/Moderate risk 환자에 대한 목표수치 100%를 입증한 임상 3상 연구를 완료했다. 

해당 연구 책임자인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 연구를 통해 저용량 로수젯의 우수한 LDL-C 강하 효과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Low/Moderate risk 환자에게 혈관 건강의 초석이 될 약제가 될 것"이라며 "로수젯10/2.5mg은 저용량 스타틴 사용으로 고용량 스타틴에서 우려되는 당뇨병 유발, 근육병증 등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스타틴 단일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우수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국제학술지 Clinical Therapeutics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이사는 "로수젯은 한국 제약기업이 개발한 복합신약 단일품목 중 가장 많은 처방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효능과 안전성, 복약 편의성 등을 입증한 제품"이라며 "한미약품은 지속적인 R&D와 우수한 제제기술 축적을 통해 차별화되면서도 혁신적인 경쟁력을 갖춘 의약품을 계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W크레아젠 박찬희 대표가 24일 JW그룹 본사에서 온코인사이트 나득채 대표(오른쪽)와 차세대 항암 면역 세포치료제 CAR-M’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JW크레아젠
JW크레아젠 박찬희 대표가 24일 JW그룹 본사에서 온코인사이트 나득채 대표(오른쪽)와 차세대 항암 면역 세포치료제 CAR-M’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JW크레아젠

◆ JW크레아젠-온코인사이트, 차세대 항암 면역 세포치료제 CAR-M 연구 맞손

JW신약의 자회사 JW크레아젠이 온코인사이트와 차세대 항암 세포치료제 CAR-M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력으로 키메릭항원수용체(CAR, chimeric antigen receptor)와 대식세포(macrophage)를 결합한 CAR-Macrophage(CAR-M) 항암 세포치료제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JW크레아젠은 온코인사이트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대식세포 분화 기술을 제휴 받고 기존 수지상세포(DC, dendritic cell) 치료제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iPSC 유래 대식세포 배양과 효능평가를 진행한다. 온코인사이트는 JW크레아젠이 배양한 대식세포에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CAR 유전자를 도입하고 CAR-M 치료제를 제조할 계획이다.

CAR-M 치료제는 대식세포에 특정 암항원을 인지하도록 하는 CAR 유전자를 적용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암 특이적인 살상력을 극대화한 차세대 면역항암제다.

특히 종양부위까지의 이동이 제한적인 T세포와는 달리 대식세포는 고형암 주변에서 잘 발견된다. CAR-T 치료제는 현재까지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개발이 집중됐지만, JW크레아젠과 온코인사이트가 개발하는 CAR-M 치료제는 전체 암 환자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형암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환자 자신의 세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동종(allogeneic) 치료제라는 점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해 제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온코인사이트 나득채 대표는 "CAR-M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갖춘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라며 "이번 JW크레아젠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항암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JW크레아젠은 앞으로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면역세포치료제 분야의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JW크레아젠 박찬희 대표는 "면역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온코인사이트와의 연구협력으로 차세대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라며 "수지상세포 기반의 JW크레아젠의 축적된 노하우와 온코인사이트의 혁신적인 기술력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 로고. 사진 = 진원생명과학
진원생명과학 로고. 사진 = 진원생명과학

◆ 진원생명과학, GLS-1027의 자가면역성 포도막염 동물실험 착수 

진원생명과학이 과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조절제인 GLS-1027(제누졸락)이 실험동물인 개에서 자가면역성 포도막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지 평가하는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해당 연구는 사람 대상 의약품은 물론 동물의약품으로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코넬대 수의과대학의 수의 안과 그룹이 주도하여 여러 기관에서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눈가림 연구로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또 치료 효능을 평가하는 개념 증명 연구이기 때문에 본 연구결과를 이용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GLS-1027의 비감염성 포도막염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 신청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진원생명과학 측의 설명이다. 

진원생명과학 측 관계자는 "체내 면역이 조절되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인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사람, 말, 개의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다수의 동물실험을 통해 경구용 면역조절제인 GLS-1027이 사이토카인 매개 자가면역질환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미 2건의 과학잡지 논문 발표를 통해, GLS-1027이 실험동물인 랫트에서 LPS로 유도된 포도막염을 완벽히 억제했고,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 종의 개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내성 포도막염을 성공적으로 치료했음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는 "우리회사는 높은 이환율을 보이는 질병의 치료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념해오고 있고, 금번 연구를 통해 우리회사가 확인했던 GLS-1027의 염증성 질환들의 치료에 중요한 진전을 이루고자 한다"라며 "GLS-1027은 사람과 동물에서 중요한 치료적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펩트론의 약효지속형 주사제 생산 전용 오송 GMP 공장. 사진 = 펩트론
펩트론의 약효지속형 주사제 생산 전용 오송 GMP 공장. 사진 = 펩트론

◆ 펩트론, 희귀의약품 지정 뇌질환 치료제 글로벌 독점 공급계약 체결

펩트론이 특발성 두개 내 고혈압(IIH) 치료제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한 호주의 인벡스 (Invex Therapeutics Ltd) 사와 공동개발 및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의약품을 장기 독점 공급한다고 밝혔다.

특발성 두개 내 고혈압(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이하 IIH)은 뇌압 상승으로 인해 극심한 두통, 메스꺼움, 시력감퇴, 이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시신경을 압박하여 실명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비만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IIH는 과체중 인구가 늘면서 그 발병률이 지난 10년간 350%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나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어서 두개 내압을 낮추는 수술이나 증상 완화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미국과 유럽의 시장 규모만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벡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IIH 임상을 주도한 영국 버밍햄 대학의 연구진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설립한 회사로 GLP-1 펩타이드의 강력한 임상 효과를 확인하고 제품명 프리센딘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하였으며 허가용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인벡스의 임상 연구 책임자이자 세계 최고 권위의 뇌졸증 전문가인 버밍햄 대학의 싱클레어 교수는 "펩트론의 PT320이 주 1회 주사가 가능한 지속형이면서도 다른 GLP-1 약물전달 기술에 비교하여 치료 효과에 가장 적합한 약물 방출 PK를 보여주기 때문에 수 개월의 치료기간 동안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임상 제품 대신 펩트론의 제품으로 프리센딘의 상용화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라며 공동개발을 추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제이슨 러브리지 인벡스 의장은 "펩트론은 약효지속성 의약품에 대한 독보적 기술력과 높은 진입 장벽뿐 만 아니라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춘 GMP 제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양사의 협력으로 신약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사업화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양사의 계약에 따라 허가 및 판매는 인벡스사가 주관하고 펩트론은 완제의약품(DP)의 생산을 담당하며 국내 독점 사업화 권리도 갖게 된다. 펩트론은 임상용 시료 및 자료의 제공과 글로벌 제품 공급에 따른 수익이 발생하며 내달부터 자체 오송 공장에서 3상용 의약품의 생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펩트론 최호일 대표이사는 "이번 프리센딘의 공동개발 및 사업화를 통해 펩트론의 약효지속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경험을 축적하게 될 것"이라며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에 따라 글로벌 3상 완료 시 펩트론의 제품이 미국과 유럽에서 최장 10년의 독점판매자격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동일 성분의 PT320이 선진국에서 완제의약품으로 약물 사용허가를 미리 받는 효과를 누리게 되어 글로벌 라이선싱에 매우 유리한 강점을 확보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