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에 250mm 가량의 많은 비가 내렸다. 가을장마는 무더위의 여름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을 알리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가을장마가 끝나면 기온이 한풀 꺾여 평년 수준을 밑도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기온도 떨어지게 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출근길 직장인들의 몸은 움츠러들고 복장도 약간은 두터워진다. 환절기의 기온 변화는 기존 허리 및 무릎관절 통증환자에게는 희소식이 아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환절기 날씨에는 근육과 혈관이 수축돼 근육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액순환은 저하된다. 때문에 허리통증이나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관절이 굳어져 더 큰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또 날씨가 쌀쌀해지면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근육량 감소와 관절에 대한 지지력 약화로, 관절부위의 통증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온도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요통 환자들이 가장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받는다. 위에 설명한대로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면서 근육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인데 이것이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드는 것도 통증과 관련이 있다. 일조량이 적어지면 우울감을 느끼게 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는 증가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는 줄어든다. 이런 호르몬 대사의 변화로 인해 같은 통증이라도 더욱 예민하게 느낄 수 있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 움츠러들기만 하고 활동량이 크게 줄면서 열이 필요한 허리 근력이 약화돼 요통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쌀쌀할 때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바로 급성요추염좌다. 급성요추염좌는 요추(허리뼈)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섬유조직인 인대가 손상되어 통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인대만 손상되었다기 보다는 인대의 손상과 함께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 동시에 허리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흔히 허리가 굳어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통증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비정상적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외부에서 비교적 가벼운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젊은 직장인이나 주부들의 경우 불안정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게 되면 신경이 눌리고 갑작스럽게 근육이 놀라면서 급성요추염좌에 걸리게 된다.

주된 증상은 허리통증이지만 허리통증에 더해 다른 증상이 있을 때는 요추 염좌보다 심한 손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연세가 많은 노인들의 경우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외부 틈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경우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보통 급성요추염좌는 1개월 정도 올바른 치료를 받고 나면 환자의 90% 정도가 회복되지만, 만성요통으로 발전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환절기에 우리 몸은 움츠러들고 뻣뻣해지는 게 당연하다. 이럴 때 일수록 틈틈이 척추를 스트레칭해주면 한결 움직임이 수월해진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쳐진 근육 속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 경직을 완화시키는 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의 간단한 스트레칭 법 몇 가지는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흔히 옷차림과 요통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외출 시 보온이 충분히 되지 않는 옷을 입으면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이런 증상들이 간접적으로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겨울에는 항상 따뜻한 옷차림을 하는 것 역시 허리 건강을 챙기는 중요한 생활습관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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