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소화 돕는 효소 전쟁...누가 더 잘 쪼개나?

제약사, 소화제에서 효소 제품으로 확장...'상황별 기능성' 차별화

2025-11-26     이상훈 기자
운동이나 회식 후 소화 부담을 덜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약사들이 스틱형 편의성과 채널 차별화를 앞세운 효소 제품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DALL.E]

단백질 중심 식단과 고기 섭취, 단백질 보충제 소비가 늘면서 식사 후 소화 부담까지 관리하려는 '건강 루틴'이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육류 섭취 후 소화를 돕는 효소 제품에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관심이 확산하면서, 제약사들도 식물성 또는 동물성 유래 성분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과거 장년층 위주의 위장 보조제 및 소화제 개념에서 벗어나, '운동 후'나 '회식 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스틱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등 효소 제품 형태와 소비 목적이 빠르게 재구성 중인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단백질 소화에 특화한 성분 조합, 특정 식사 상황에 최적화한 제품명과 패키징 전략 등을 내세우며, 효소 시장의 소비자 주도형 전환에 발맞추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18일 '육식파 키위효소'를 출시하며 효소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품명부터 육류 섭취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했으며, 키위 유래 단백질 분해 효소 '액티니딘'과 파인애플 유래 '브로멜라인'을 주성분으로 배합했다. 

육식파 키위효소. [사진=동아제약]

단백질 분해 특화 효소를 중심으로 한 이 제품은 식사 직후 물 없이 복용 가능한 분말 스틱형으로, 편의성과 타깃 소비자 중심 설계를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섭취된 단백질을 잘게 쪼개 흡수를 돕는 작용에 초점을 맞춘 효소 조합으로, 고기 위주 식단의 소화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아제약은 기존 약국 채널이 아닌 편의점 중심 유통을 택해 MZ세대 접근성을 강화했으며, '고기 많이 먹은 날엔 한 포'라는 명확한 메시지로 기능성 보조식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명문제약은 지난 6월, '크레아' 시리즈를 통해 효소 기반 일반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 '크레아정', '크레아포르테정', '크레아베이직정' 등으로 구성한 이 시리즈는 주로 판크레아틴과 우르소데옥시콜산을 포함한 복합 효소제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분해 효소를 고르게 배합해 식후 소화 불량 증상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명문제약은 복합 효소 기반의 기능성과 의약품의 신뢰성을 결합해, 루틴형 복용층을 겨냥하고 있다.

HLB글로벌 자회사 프레시코는 4월 '아임얼라이브 카무트효소'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발효 곡물 카무트와 식물 유래 효소, 유산균 등을 배합해 장 건강과 소화를 함께 고려한 제품이다. 콤부차 기반 브랜드 확장 제품으로, 여성층과 건강 관심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 분말 스틱형 구성과 간편한 섭취 방식은 '한 포 건강 루틴'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살사라진 카무트 브랜드 밀 효소. [사진=휴온스]

휴온스는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효소 브랜드 '살사라진 카무트'를 출시하며 밀 발효 효소 기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곡물 유래 효소를 기반으로 글루텐 분해와 장내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유산균 복합 배합으로 장기 복용 시에도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위장 민감층부터 건강 루틴을 관리하는 소비자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제약사 효소 제품들은 기능성 보조식품과 일반의약품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제품 설계는 대부분 식물 유래 효소 중심이며, 단백질 소화 특화 기능을 중심으로 복용 편의성과 브랜드 신뢰도, 유통 채널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강화하는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효소 제품 선택 시 주성분, 복합 성분 여부, 복용 형태, 복용 목적, 브랜드 신뢰도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제약사가 제조한 제품은 상대적으로 품질 관리 체계가 명확하게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고, 기능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층에게 하나의 선택지로 작용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육식파 키위효소는 고기와 단백질 소화에 특화한 효소 제품으로, 운동을 즐기거나 회식이 잦은 20~40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개발했다"고 전한 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점을 주요 유통채널로 선택해 언제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추가 효소 제품 출시 계획은 없지만, 시장 반응과 매출 흐름에 따라 라인업 확대나 재정비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