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미국 추가 제품 도입 "협상 지연"

SK바이오팜 "보다 나은 조건으로 협상 이끌어 내기 위해 다소 지연" 세노바메이트 출시국가 확대·적응증 확장으로 지속 성장 기대

2025-11-18     이재형 기자
SK바이오팜 연구진. [사진=SK바이오팜]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 맹활약하면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SK바이오팜이 아시아 시장 공략으로 판매지역을 다각화한다. 미국 유통망에 탑재할 도입의약품 결정이 지연되는 상황으로, 세노바메이트 적응증과 연령층 확장 등 외연을 넓히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4% 늘어난 1917억원, 영업이익은 262.4% 급증한 70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464억원)를 50% 이상 웃도는 실적이다.

이번 분기에도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올 3분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7%,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1.9% 성장한 1722억원의 수익을 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4595억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매출을 뛰어넘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처방 수 증가 폭이 커지는 가속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소비자 직접 광고(DTC), 처방 차수를 앞당기는 캠페인 등 마케팅 강화의 성과로 지난 분기부터 신규 처방 환자 수(NBRx)가 한 단계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노바메이트가 맹활약 해주고 있으나 포트폴리오를 늘려 단일제품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조금씩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SK바이오팜 매출 구조를 보면 올 3분기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로 거둔 수익이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했다. 품목과 지역 모두 미국에 집중된 상태다. 이 수치를 살펴보면 올 1분기에는 92%, 2분기는 87.4%로 집계됐다. 올해도 약 90%의 매출이 세노바메이트 미국 판매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사진=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미국 현지 직판 시스템을 활용해 품목 수를 늘리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로 다져놓은 미국 유통망에 타사 제품을 태워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빅바이오텍으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건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당초 올 하반기에는 추가 도입의약품 관련 소식을 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여전히 딜 확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수 즉시 당사의 기업가치가 증가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중"이라고 답했다.

도입의약품을 선정하고 계약을 마친 후 판매를 본격화해 수익이 잡히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간에 세노바메이트 단일 품목 의존도를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과 연령 확대를 통해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연초 계획보다 빠르게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으로의 적응증 확장에 대한 임상 3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임상 세부 결과는 다음달 열릴 미국뇌전증학회(AES)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처방 연령층 확대를 위한 소아 연령 확장 안전성 임상은 최근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현탁액 제형(Oral suspension)에 대한 신약승인신청서(NDA)를 미국 FDA에 연내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출시 국가 확장을 통한 수익 발생도 기대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 중국 허가는 현지 파트너사인 이그니스 테라퓨틱스가, 일본 승인과 판매는 오노약품공업이 맡고 있다. 중국에선 제품 승인에 따른 기술료를, 일본에선 허가 과정 중 단계별 기술료와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작년 말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의 중국 NDA 제출에 이어, 지난 9월 일본 파트너사 오노약품공업이 일본 NDA 제출을 마쳤다. 올해 말부터 내년에 걸쳐 중국과 일본 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