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연매출 1조 돌파 초읽기… 케이캡 기술료·H&B 반등 '관건'
케이캡 성장·수액제 회복… 전문의약품 고성장 음료부문 부진… 연말 컨디션 매출 등 지켜봐야
HK이노엔이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력 제품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견조한 성장세와 병원 처방 시장(ETC) 호조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남은 변수는 H&B(건강기능식품·뷰티) 부문 반등과 케이캡 기술료(로열티) 인식 시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HK이노엔이 발표한 영업실적 잠정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 증가한 2608억원, 영업이익은 16.4% 뛴 25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9.9%로 10%에 육박했다. 회사 측은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전문의약품(ETC) 사업부문에서 케이캡 판매 및 로열티 증가와 수액 부문 성장으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약품이 형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3분기 ETC 매출액은 2457억원,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1% 늘었고, 영업이익은 53.6% 급증했다. ETC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은 12.4%로 두 자릿수로 나타났다.
대표선수인 케이캡은 국내에서 전년 대비 31.8% 증가한 438억원, 수출은 7.3% 늘어난 26억원으로 400억원 중반 수준의 수익을 내면서 ETC 호실적을 견인했다.
의정갈등 당시 입원환자 감소 등으로 주춤했던 수액제 매출도 회복하면서 힘을 보탰다. 3분기 수액제 매출은 13.9% 늘어난 388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초수액과 영양수액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공의 파업 사태가 마무리되면 병상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복귀하면서 환자 수도 늘고 있다. 의정갈등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입원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액제부문까지 살아나면서 HK이노엔 ETC 사업부는 당분간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케이캡이 회사 전체 매출의 5분 1 정도를 담당한다. 수액제 매출은 약 13%로 케이캡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ETC는 선전했으나 H&B부문 부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H&B부문의 3분기 매출은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7% 빠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H&B부문 실적과 관련해 "지난 6월~7월 진행된 헛개수, 티로그, 새싹보리 등 제품 회수가 있었고, 7월 4주차부터 다시 판매에 들어갔으나 매출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은 당시 품질 관리 집중 강화 기간 내 실시한 음료제조사 제조라인 점검 중 품질 우려사항이 발견돼 선제적 회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초 계획대로 7월 말부터 판매를 재개했으나 판매량 회복은 더딘 모습이다.
업계는 연초부터 올해 1조클럽이 유력한 업체로 HK이노엔을 꼽았다. H&B부문 매출 타격이 있었으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712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16.6% 늘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케이캡과 수액제의 안정적 성장 등으로 올해 HK이노엔이 1조원 초반대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조 클럽 가입을 위해선 모든 역량을 다 끌어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H&B부문 매출 회복과 케이캡 기술료 수익 등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음료 리콜이슈의 빠른 후속처리 완료 및 공급 정상화와 연말 컨디션 매출 회복이 실적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해외서 발생하는 케이캡 관련 수익은 완제품 수출과 기술수출로 구분된다. 완제품은 제품 출하 금액으로 케이캡 품목 매출에 반영되고, 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와 로열티 등은 전문의약품 기타 매출에 따로 잡힌다.
올 상반기 케이캡 기술료를 포함한 용역 및 기술료 등 기타 매출은 74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해 HK이노엔의 연간 로열티 수취액이 작년의 두 배 수준인 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 글로벌 사업에 대해 "해외 53개국과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