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부른 숨막힘… 만성폐쇄성폐질환, 금연이 유일한 '해법'

호흡기 질환이지만 심장질환, 우울증 등 합병증 동반될 수도

2025-11-10     이재형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초기 증상은 가벼운 기침이나 끈적한 가래, 활동 시 숨가쁨 등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30년 넘게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워온 62세 A 씨는 몇 달 전부터 아침마다 기침과 가래가 심해졌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기침약만 먹었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금연을 하고 건강을 관리하면서 지내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기도와 폐포에 만성염증이 발생해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손상돼 호흡이 어려워지는 호흡기 질환이다. 

40세 이상 성인 중 COPD 유병률은 약 13.6%로 중장년층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 증상으로는 가벼운 기침이나 끈적한 가래, 활동 시 숨가쁨 등이 있다. 병이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흉부가 답답하거나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가래량이 더 증가한다. 

COPD를 유발하는 만성염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흡연으로 인한 담배 연기다. 흡연으로 인한 담배 연기가 기도 점막을 손상하고 염증과 협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성인 흡연율은 19.6%(남성 32.4%, 여성 6.3%)로 나타났다. 40세 이상 흡연자 중 만성 기침이나 숨 가쁨,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타난다면 COPD를 의심해 봐야 한다.

COPD를 유발하는 만성염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흡연으로 인한 담배 연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 이외에도 각종 유해물질이 농축된 미세먼지, 직업적 유독물질 노출, 폐 감염 등 다양한 요인이 기관지와 폐의 만성염증을 유발해 질병을 악화시킨다. 

특히 미세먼지에는 질산염, 황산염 등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화학물질이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침투해 염증을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 COPD 환자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급성악화나 만성 기관지염 악화뿐 아니라 폐렴 및 폐암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COPD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며, 급성 악화를 줄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흡연, 유해가스, 분진 등 위험 요인을 차단하고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 병의 진행 정도를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기본 치료는 기관지확장제 기반의 흡입요법이다. 환자의 염증 정도나 임상양상에 따라 흡입 스테로이드가 병용된다. 하지만 병이 많이 진행돼 폐가 이미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감염은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안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COPD는 호흡기 질환이지만 심장질환, 우울증, 골다공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검사와 관리도 필요하다"며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이다. 금연은 COPD의 자연경과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요인으로, 폐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급성 악화와 합병증 위험을 줄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