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여왕 속 '클라우드 세포종', 실제로는 '이 병'이라고?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교모세포종' 두통, 구토, 경련 등 갑자기 나타나면 병원 찾아야

2025-06-20     김보람 기자
드라마 '눈물의 여왕' 한 장면 [사진 = 유튜브 채널 '샾잉' 캡처]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주인공 홍해인이 '클라우드 세포종'이란 악성 뇌종양을 진단받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클라우드 세포종은 가상의 질환이지만, '교모세포종'이라는 실제 질병을 본뜬 것으로 추정된다. 교모세포종은 빠르게 진행돼 예후가 나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의술의 발전으로 치료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다. 

교모세포종은 정상 뇌 조직에 많이 분포한 신경교세포에서 시작된 암이다.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한다. 급속도로 자라며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데 두통, 메스꺼움, 구토, 기억력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간질과 같은 경련도 나타난다. 

또 종양 자체나 주변 뇌 조직의 부종으로 신경 기능이 손상돼 운동 및 감각 저하, 안면 마비, 언어 장애, 인지 기능 저하, 좌우 구분 장애 등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서영범 고려대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노령 인구 증가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교모세포종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영향, 방사선 노출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교모세포종은 뇌 MRI 검사가 주요 진단 방법이다. 뇌 MRI 검사에서 뇌암이 의심되면 악성 정도를 예측하기 위해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PET)을 시행한다. 중요 부위에 인접한 뇌암의 경우 안전한 수술 계획을 세우기 위해 기능적 MRI나 확산 텐서 이미징(DTI) 등 추가적인 영상 검사도 필요하다. 최종 진단은 조직검사 혹은 수술적 절제를 통해 이뤄진다. 

표준치료는 수술, 방사선 치료 및 항암화학요법으로 구성된 통합치료다. 일반적으로 교모세포종의 종양세포는 촉수처럼 주위 조직에 뻗어있어 완전한 제거는 어렵다. 그럼에도 최근 뇌지도(brain mapping)와 정위장치, 초음파흡입기, 고배율 수술현미경 등 최신 기술의 발달로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와 완전한 치료를 위해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한다. 종양이 뇌의 깊은 곳이나 뇌간에 위치하면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조직검사를 통한 진단 후에 방사선 및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서 교수는 "교모세포종은 예후가 좋지 않다고 여겨져 진단 시 절망에 빠지는 환자와 보호자가 많다"며 "술기 발전으로 정교하고 정확한 종양 절제가 가능해졌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요법도 나날이 진보하고 있어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초 치료 기간이 최소 8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의료진과 지속적인 소통 및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