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본 '오징어게임' 속 장면들…"건강엔 어떨까?"

2025-01-09     김보람 기자
 오징어게임 시즌2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장면 [사진 =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가 전작에 이어 공개 직후 화제다.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제 82회 골든글로브 TV시리즈 작품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 또한 입증받았다. 오징어게임에선 최후의 1인이 가려질때까지 치열한 게임이 진행된다. 보는 사람도 숨 막히게 긴장되는 이 장면들은 우리 건강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한의학적으로 풀어봤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 중 '공기놀이'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전 세계적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공기 챌린지(Gonggi challenge)'가 확산돼 국적 불문의 도전이 이어지고, 3D프린터로 직접 공기를 제작해 즐기는 이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간단해 보이는 공기놀이도 손목에 부담을 준다. 특히 바닥에 흩뿌린 공기를 빠르게 집어 올리고 위로 던지는 동작은 손목 회전 빈도를 높여 손목이 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부터 속도를 올리고자 무리한 연습을 강행한다면 손목염좌 위험은 커지기 마련.

손목염좌는 손목 인대에 과도한 힘이 가해질 때 주로 발생하며 붓기와 통증이 동반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자연치유 되는 편이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침의 물리적 효과와 한약의 약리적 효과를 결합해 염증을 빠르게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라며 "신경학최신연구’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논문에 따르면 약침은 염증 유발 산화 스트레스를 최대 8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 공기놀이 장면 [사진 =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딱지치기는 시즌1에서 처음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은 한국 전통놀이다. 극 중 주인공이 사람 없는 지하철 역사에서 딱지치기를 하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2에서도 생존을 건 중요한 게임으로 또다시 등장했다. 

딱지를 강하게 넘기기 위해 팔을 과도하게 휘두르는 동작은 팔꿈치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딱지치기 동작은 테니스 스매시와 유사한 움직임으로, 테니스 엘보(외측상과염)를 유발한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염증이나 파열이 생기는 질환으로 팔꿈치를 사용할 때 찌릿한 통증과 함께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

만약 테니스 엘보를 겪게 된다면, 한의학 치료를 통해 호전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등을 통해 외측상과염을 치료한다.

홍 원장은 "추나요법은 손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운동기능 회복을 돕는 수기요법"이라며 "아울러 외관(外關), 곡지(曲池), 수삼리(手三里) 등의 주요 혈자리에 진행되는 침 치료는 과긴장된 근육을 풀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징어게임 시즌 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게임 참가자들이 맨 먼저 맞닥뜨리는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급작스러운 출발과 정지가 반복되는 이 게임은 무릎 관절과 인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대는 무릎 안정성을 유지해 주지만 과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손상이나 파열이 발생한다. 이는 통증, 관절 불안정성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퇴행성 관절염을 앞당길 수 있다.

무릎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그중 허벅지 안쪽 내전근 중 가장 큰 근육인 대내전근을 늘려주면 고관절과 슬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대내전근 스트레칭은 우선 앉은 자세에서 시작한다. 양 발바닥 전체를 맞닿게 모으고 양손으로 잡아 척추를 바로 세운다. 이후 숨을 내쉬며 양쪽 무릎을 천천히 바닥으로 내린다. 약 15초간 해당 자세를 유지한 후 숨을 들이마시며 제자리로 돌아온다. 총 3회 반복하면 된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은 각 게임에서 탈락할 경우 목숨을 잃는 극한 상황에 놓인다. 단순한 게임일지라도 식은땀이 날 정도의 긴장감과 반전이 연출되는데 시청자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홍 원장은 "스트레스는 한의학에서도 만병의 근원이라고 본다"면서 "신체의 기혈순환이 저하돼 화가 쌓이는 울화병은 물론 근육이 경직돼 각종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고 찬 기운을 위로, 뜨거운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수승화강(水乘火降)'의 불균형을 유발해 두통, 이명, 소화불량, 수족냉증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학에서는 우황청심원 등의 한약 처방을 통해 관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