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심해지고, 다리 저리고… '허리디스크' 수술해야 할까?

신경 손상되면 이전 상태로 회복 어려워… 수술은 최후 수단 대소변 장애 등 증상 보이면 고려할 수도… 신중히 결정해야

2024-10-13     이재형 기자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는 몇 달 전부터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약국에서 근육이완제 등을 구입해 복용했으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우면 다리가 심하게 저리는 느낌을 받았다. 다리 저림은 점점 심해졌다. 병원을 방문한 A씨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수술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료진 소견을 듣고, 약을 처방받은 후 수영을 꾸준히 하면서 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해 생기는 질환이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유연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 압력이나 노화 등으로 탈출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탄력이 저하된 디스크로 인해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디스크가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면 다리에도 방사통이라 부르는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때에 따라 다리 근력이 약해지거나 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운동, 약물, 주사 치료, 시술로 통증을 상당 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 운동이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 좋은 치료법이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허리 근력과 코어 근육을 강화하면 척추와 디스크,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 디스크로 인한 신경 압박도 감소한다. 약물 치료도 통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이나 다리 통증을 완화해 주는 약물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 사용한다. 

운동요법과 약물 치료로 뚜렷한 통증 개선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신경차단술 등 주사 치료나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눌려 있는 신경 주위에 약물을 주입해서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둔화시키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홍경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설명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수술 방법은 감압술과 유합술 두 가지로 나뉜다. 감압술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병변만 제거해 신경 압박을 감소시키는 수술이다. 수술 과정에서 정상 피부와 근육, 뼈, 인대를 절개하고 병변에 접근한다. 이에 수술 후 허리가 구조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유합술은 감압술을 시행한 후 허리가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용 나사못으로 척추뼈를 고정하는 방법이다. 수술 부위는 튼튼해지지만 고정된 관절이 움직이지 않게 돼 인접한 관절에 부담을 준다. 장기적으로 인접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여러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마비 증상, 대소변 장애 증상 등을 보인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신경은 한 번 심하게 손상되면 이전 상태로 잘 회복되지 않는다. 질환의 진행 경과를 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