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톡신, 밀려드는 주문에 업계 '방긋'

대웅제약·휴젤·메디톡스, 수출 물량 증가세 뚜렷 애브비 가격 인상·국산 제품 인지도 상승 맞물려

2024-09-05     이재형 기자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해외서 주문이 밀려드는 상황으로, 수출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업계는 해외 판매량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우 국내 업체와 애브비 공급가 수십 배 차이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등 국내 대표 톡신 3사의 2분기 톡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이 기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성장한 531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2분기 톡신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85%를 차지한다. 2분기 미국 현지 파트너사 에볼루스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약 3650억원으로 연초 대비 4% 높여 잡았다"며 "미국 매출 성장이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보타 미국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으로 파악된다.  

에볼루스는 지난달 호주에 제품을 내놓으며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5개 대륙 진출을 마무리 지었다. 대웅제약은 현재 전 세계 68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발매국가 확대, 공급량 확대, 선진국 치료시장 진출 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FDA 승인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휴젤의 2분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다.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휴젤 측은 "중국·태국·일본·대만·호주 등 주요 아시아 태평양과 유럽 지역에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중국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로 제품이 선적되는 등 2분기 해외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휴젤은 지난 7월 미국 시장에 초도 물량 선적을 시작하면서 북미 시장 안착에 집중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해외 진출국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현지 상황에 맞춘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남미 등에서 국내 업체 채택율 높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메디톡스도 톡신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 기간 톡신 수출액은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톡신 수출액은 296억원으로 국내 판매액 276억원을 앞질렀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로 물량이 많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톡신 업체로 해외서 주문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톡신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글로벌 업체 애브비의 가격 인상과 국내 제품의 인지도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최근 애브비가 가격을 올렸고, 미국의 경우 국내 업체와 애브비의 공급가 차이가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 미국 외 시장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정희령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대비 시술가가 낮게 형성돼 있는 미국 외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통해 시장을 침투하는 국내 업체의 채택율이 더 높다. 동남아시아를 포함해 아시아권과 남미권 등 전반적인 수출 호조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 더해 적은 부작용 등이 국내 제품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생산 케파 증가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