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에너지드링크' 벌컥…"하루 한 캔도 위험할 수 있어"

에너지드링크, 한 캔 평균 카페인 80~100mg 함유 하루 한 캔 지속적으로 섭취, 내성 생기고 중독 우려 청소년 하루 두 캔만 마시면 최대 권고섭취량 초과

2024-06-11     서정윤 기자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졸음을 쫓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마시는 고카페인 음료 '에너지드링크'. 더위로 활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에는 특히 소비가 증가한다. 하루 한 캔 정도는 마셔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 지속되면 집중력 저하 뿐만 아니라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특히 땀 배출이 많은 여름에는 탈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에너지드링크 섭취, '집중력저하'부터 '심장마비' 위험까지

지난 6일 메이요클리닉 교수 연구팀은 에너지드링크 성분들이 부정맥과 연관된 심박동수, 혈압, 심수축성 등에 변화를 일으켜 심정지 발생 위험을 높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참여자들의 수면 부족, 탈수, 다이어트, 선천성 부정맥질환 약물 동반 복용 등도 부정맥 발생의 잠재적인 요인이 된다"면서도 "에너지 드링크 섭취에 이러한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촉발됐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장이 건강하지 않을 때는 특히 에너지드링크 섭취 위험을 잘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드링크는 고카페인 음료로 일시적인 각성효과를 통해 활력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수면장애, 불안감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 체중 1kg당 2.5mg으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에너지드링크는 동서음료 레드불, 롯데칠성음료 핫식스, 코카콜라 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250mL에서 용량을 키운 355mL 제품이 판매되고 있고, 카페인 함량은 평균80mg~100mg이다. 

하루 한 캔 정도의 에너지드링크 섭취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카페인 내성을 유발하고 갈수록 더 많은 카페인이 필요해 중독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집중력 저하 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미국의학협회저널은 에너지드링크 섭취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을 수 있고, 심장마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널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카페인 80mg 기준의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 30분 후에는 평균 혈압이 6.4% 증가했고, 카페인 섭취 과다했을 때 떨림 증상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도 최대 250pg/m 증가했다.

영국식음료협회도 에너지드링크를 하루 1캔 1주일 내내 마시면 불면증, 가슴떨림, 손 떨림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드링크 넣은 제조음료까지…청소년 과다섭취 주의

최근 에너지드링크를 추가한 제조음료 메뉴까지 등장해 카페인 과다섭취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에너지음료 몬스터와 콜라보 메뉴 3종을 출시했다. 3종 메뉴 중 ‘몬스터 소다오션 에이드’는 한 잔에 54mg의 카페인이 함유됐다. 성인의 경우 한잔을 마시면 일일 최대 권장섭취량의 13.5% 정도지만 60kg 중학생은 한 잔만 마셔도 일일 최대 섭취 권장량의 36%를 채우게 된다. 달달한 맛의 에이드로 카페인을 생각하지 않고 여러 잔 마신다면 카페인 과다섭취의 위험이 있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경우 고카페인 과다 섭취는 가슴 두근거림, 신경과민, 불안 등 증상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저하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적어지면서 성장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약처는 점포수가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카페는 1ml 당 카페인 0.15mg 이상 함유한 식품에는 총카페인 함량과 카페인 주의 문구 등을 표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리식품은 상황에 따라 원료 투입량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함량 표시에 한계가 있어 현재는 권고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위와 카페인은 상극…여름철 에너지드링크 섭취 주의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갈증해소와 활력을 위해 시원한 에너지드링크 소비가 증가한다. 실제 편의점 CU 지난해 에너지드링크 월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6월~8월 하절기 매출이 10월~12월 동절기 대비 16.3% 더 높았다. 하지만 더위와 카페인은 상극이다. 때문에 고카페인 에너지드링크 섭취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조현 교수는 "카페인은 몸의 수분을 밖으로 빼내는 이뇨작용이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많이 마시면 탈수가 올 수 있다"며 "더울 때는 에너지드링크나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보다 생수 또는 당분이 없는 탄산수가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