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춥고, 피곤하고...감기 아닌 ‘갑상선 기능저하증’ 의심

만성피로, 식욕 부진, 추위 느끼는 증상 감기와 유사 발병률 높은 중년여성 정기적인 검사 중요해

2022-09-29     서정윤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전형적인 환절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추위를 많이 느끼고 피로감이 커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별다른 의심 없이 감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절기 감기 증상이 아닌 ‘갑상선 기능저하증’일 수 있다.

갑상선은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호르몬 기관이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갑상선에 발생한 기능적 문제로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거나 결핍된 상태를 말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만성피로, 식욕 부진, 변비, 피부나 손톱, 머리카락의 생기가 없어지기도 한다. 열 발생이 줄어들어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는다. 식욕 저하로 많이 먹지 않아도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또 간혹 기억력이 감퇴해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이처럼 주요증상이 모호하고 평소 겪을 수 있는 감기 등과 유사하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되면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홍규 세란병원 유방∙갑상선클리닉 외과 과장은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으로, 부족한 상태로 방치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추위를 많이 타고 변비가 생긴다"며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증상이 헷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료인원은 6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진료 인원 중 40~60대가 67%를 차지했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약 5배가량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정 과장은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50~60대 중년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갑상선 호르몬제제 복용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가 늦어지거나 방치했을 경우 심혈관 질환, 혼수(昏睡), 저혈압 등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중요하다.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중년 여성의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