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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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간 의료 불균형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의료 이용자 역시 이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 불균형은 급성 뇌졸중 등 ‘골든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한 뇌혈관 질환에서 그 문제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은 시간이 생명이다. 골든타임 내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도착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생명을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심뇌혈관센터가 대부분 서울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방에서 발생한 뇌혈관 응급 환자의 치료 접근성은 매우 열악하다.  

지역간 의료 편차를 줄이기 위해 10여 년 전 '포항'에 뇌혈관 전문병원을 설립한 의사가 있다. 바로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이다. 

에스포항병원 전경 사진 [에스포항병원]
에스포항병원 전경 사진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원장은 20여 년 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할 당시 타지에서 병원으로 후송되어 오면서 골든타임을 놓쳐 병원에 도착해도 손쓸 방법이 없었던 환자들을 많이 접했다. 김 원장은 그 아픈 경험을 통해 사고가 벌어지는 현장에서 후송 절차 없이 또는 빠르게 후송될 수 있게 장비와 의료진, 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지방에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 원장은 2008년 포항에 뇌혈관 전문병원을 세우고, 보건복지부 지정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인증받으며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오고 있다.

매년 어느 정도의 뇌동맥류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지?

2008년 개원 이후 작년 가을까지 뇌동맥류 수술 3700례를 돌파했다. 뇌동맥류 수술은 처음 진단 때부터 수술, 입원 치료, 재활치료까지 신경외과의 모든 기술과 인력과 시스템이 총망라된 질환이어서 한해 그 병원에서 몇 케이스를 수술했느냐를 가지고 그 병원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한해에 300례 이상 수술하면 메이저급 병원으로 인정하고 국내서는 20개 남짓의 병원이 속해 있다. 지난 5년간 에스포항병원에서는 해마다 320~360례 수술을 실시했다. 전국 상위권에 드는 수준으로, 이는 지방의 중소병원이 상급종합병원 못지않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스포항병원]
[에스포항병원]

‘골든타임’이 생명이다. 에스포항병원의 응급 환자 대응 시스템은?

에스포항병원의 뇌혈관센터는 풍부한 임상경험과 실력을 갖춘 신경외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13명이 4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혈관질환에 대한 진단에서 수술까지 24시간, 365일 대응 시스템을 갖추어 운영되고 있다. 응급실도 24시간 신경외과, 신경과 전문의가 직접 당직 근무를 서며 상주하고 있어 응급환자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과 이에 따른 수술실까지의 소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있다.

지난 해 급성 중증 뇌경색 환자에서 막힌 혈관을 재개통 수술한 환자의 수가 110명으로 전국 최상위권의 응급수술 개수다.

응급실부터 수술실까지 들어가는 시간(Door to Puncture Time)의 평균이 84분으로 한국뇌졸중학회에 등록된 뇌졸중 환자 평균 112분보다 약 30분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술 성공률을 나타내는 TICI grade에서도 ‘재개통 성공’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평균보다 좋은 88%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뇌혈관질환 환자들을 해당 전문의가 Acute stroke MRI package 최첨단 진단 장비로 빠른 진단을 하고 바로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시스템으로 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여 수술 후유증과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연구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에스포항병원은 지역을 기반한 새로운 병원 모델을 제시하고 축적된 많은 좋은 자료를 의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연구지향병원’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공인된 국제 학술지(SCIE)에 발표한 논문이 25편이 넘으며, 올해도 2월을 기준으로 벌써 4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이는 상급종합병원의 연구 성과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결과이다.

지역의 유수한 교육기관 및 공공기관과 연계하여 융합 연구 및 중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동대 전산전자학부와 인공지능 연구 및 포항시 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한 ‘치매 환자 특성 연구’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포항공대 의과학전문대학원과 함께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바이오헬스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적·물적으로 교류 협력 중이다.

직원 복지와 근무 환경도 남다르다고

“건강한 직원, 건강한 병원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의 기업문화다.

지난 15년 동안 병원이 성장하면서 처음 70명에서 현재는 거의 600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어 직원들의 경력 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을 했다.

1인 1실의 기숙사를 만들었고, 고등·대학생 자녀들에게 지역의 대기업 못지않은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과 가족들에게는 병원에서 무료로 양질의 식사를 세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젊은 직원들의 SNS를 통해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을 정도다.

매년 전 직원 단합대회 및 해외연수를 보내면서 직원 간 서로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고 끊임없이 동기부여와 미션을 공유하면서 소통 문화를 확산시켰다. 이를 통해 자존감, 존재감이 높아진 직원들의 긍정적 에너지가 오롯이 전부 환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에스포항병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같은 미션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치 있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는 병원’이 되고자 병원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직원들과 함께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15년 동안 병원이 건강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더욱 건강한 병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병원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역할을 감당하는 병원이 되도록 직원들과 노력할 것이다.

김문철 대표병원장

-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

-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기획이사

-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부회장

-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전문병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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