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송년회로 술자리가 늘어나는 연말연시. 건강과 분위기를 함께 챙기는 ‘건강한 음주요령’이 필요한 때다. 크게 8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번째, 자신의 주량을 지키고 술자리는 일찍 끝낸다. 술병이나 용기에 붙어 있는 알코올 함량 등 표시를 살펴보고 자기가 마신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부피와 양을 어림잡아 보면서 자신의 주량을 지키도록 한다.

두 번째, 빈속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술이 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위에서 흡수돼 간으로 전달된다. 위벽이 상하는 것은 물론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간이 알코올을 잘 분해하지도 못한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마시게 되어 더 빨리 취할 수 있다.

세번째, 간을 쉬게 하는 '휴간일'을 정하자. 부득이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에는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하여 신체기능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번째, 가능하면 천천히 마신다. 폭탄주는 금지다.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지고 간에 알코올 성분을 소화할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다. 폭탄주를 마실 때 금방 취하는 것도 술 마시는 속도가 빨라 체내에 흡수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안주는 영양 균형을 생각하고,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한다. 알코올은 1g당 7kcal의 높은 열량을 내지만 체내에서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 “빈 에너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적당한 안주는 술의 독한 기운을 없애고 몸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좋은 영양분이 된다.

여섯 번째,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술을 마시면서 자주 물이나 우유를 마셔주면 알코올의 농도를 묽게 해 위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알코올의 흡수도 느려져 빨리 취하지 않는다.

일곱 번째, 흡연을 삼가라. 술을 마실 때는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반해 담배를 피우면 인체의 산소결핍증이 유발되어 몸에 더 해롭다또 담배는 체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하고, 알코올 또한 니코틴을 용해해 서로의 흡수를 돕는 작용을 하므로 가능한 술을 마실 때 흡연은 금한다.

여덟 번째, 과음 후 사우나는 피해라. 과음하지 않은 상태에서 섭씨 38~39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의 목욕은 혈액 순환을 좋게 해 해독 작용을 담당하는 간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하지만 과음 후에 4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의 목욕이나 사우나는 자칫 탈수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몸의 균형 감각을 떨어뜨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과음 후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술로 인한 간 질환 발생은 성별이나 개인에 따른 차이가 크며 유전적인 요인이나 영양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여성 ▲영양불량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소량의 알코올 섭취만으로도 심한 간 손상이 올 수 있다. 각자의 적당량을 지키고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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