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 중 2회 이상 적발된 사례 45% 이상
술, 상황 판단과 통제력 잃게 해
'음주운전 방지장치' 국내 도입 눈앞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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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곽도원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도로에서 잠드는 등 음주운전 혐의가 적발되면서 공익광고 출연료까지 전액 반납하게 됐다.

공인들의 음주운전 소식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건사고 소식은 쉽게 들을 수 있다.

특히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높아 ‘음주운전은 습관이다’라는 말까지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음주운전 전체 적발자 중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의 비중은 45%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음주, 통제력 떨어지고 충동 조절 어렵게 해

술은 우리 뇌의 집행기능 시스템을 약화한다. 집행기능은 상황을 판단하고, 상황에 적절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인지기능이다.

이덕종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집행기능이 저하되면 상황에 적절한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충동 조절이 어려워진다”며 “이는 기존에 기억하고 있는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데, 술을 마신 후 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해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복된 음주운전이 습관적으로 굳어지면 이를 개선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예방해야 하고, 뇌에 습관으로 저장되지 않도록 충분한 기간동안 음주를 조절해야 한다. 수 개월간 금주를 유지하는 노력이 가장 먼저 시도돼야 한다.

스스로 음주 조절이 힘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적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폭음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물, 충동 및 감정 조절을 돕는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음주 문제는 개인의 의지로만 조절할 수 없는 치료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주에 대해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 보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만약 술을 마시더라도 과음하지 않도록 마시는 속도는 늦추고, 물과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술과 관련된 문제가 있음을 주변에 알리고 음주운전을 하는 상황을 주변에서도 제지할 수 있도록 미리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 "술 마시면 시동 안 걸려요" 음주운전 방지 장치 의무화 될까

음주운전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외 다수 국가에서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해당 장치는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고, 측정 결과 알코올이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해 음주운전 시도를 근본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미국은 25개 주에서 모든 음주 운전자가 해당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차량에 음주 측정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지난해 4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의 차량에 음주 측정 장치를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국내 민간 기업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6월부터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오비맥주 이천공장에서 전국으로 맥주를 배송하는 화물차 20대에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설치해 이달까지 시범운영 한다. 또 본사 임직원 20명을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도 시작해 11월까지 진행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화물차 운전자 체험 후기 인터뷰 결과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전날 술을 마시더라도 숙취가 있을 수 있으니 음주운전을 아예 안하게 된다는 답변부터, 평소에도 신경 쓰고 주의하게 된다는 반응등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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