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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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기관이다. 방광 아래에 도넛처럼 소변길(요도)을 감싼 형태로 정액을 구성하는 전립선액을 만들어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원활한 이동을 돕는다. 정액에서 특유의 밤꽃 냄새가 나는 이유도 전립선액 속 특정 성분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의 존재를 인지한다.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등 전립선 질환이 노화와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유지형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의 크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는데 이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암 등 전립선 질환이 발생·악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최근에는 식생활, 환경 변화 등으로 전립선 질환 환자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립선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이상 신호'는 배뇨장애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덩달아 상승하고 이는 가장 가까운 방광과 요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으며 소변이 자주 마렵다. 소변을 참기 힘들거나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기도 한다. 소변을 보려고 하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때도 있다. 

TIP. 배뇨장애 종류와 증상

빈뇨 - 소변을 자주 본다.

세뇨 -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다.

주저뇨 - 소변을 보려고 해도 한참 머뭇거린다.

잔뇨감 - 소변을 다 보고 나서도 남아 있는 듯하다. 

절박뇨 - 소변이 마려울 때 잘 참지 못한다.

야간뇨 - 소변이 마려워 잠을 설치거나 깬다. 

가장 흔한 전립선 질환으로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이 꼽힌다. 

전립선 비대증은 50대 이상 절반 이상이 앓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면서 각종 배뇨장애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방치하면 방광이 망가져 평생 소변 줄을 끼고 생활해야 할 수 있다. 방광결석, 요로감염, 신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은 요즘처럼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클수록 심해진다. 전립선을 포함해 근육 등 주변 조직이 과도하게 수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전립선 비대증 환자 144만 6465명을 분석한 결과 일교차가 14도를 초과할 때는 일교차가 4도 이하일 때보다 48%가량 응급실 진료를 더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비대증은 먼저 약물을 복용하고, 이런데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약물은 전립선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테라조신, 실로도신, 독사조신, 알푸조신, 탐스로신, 나프토피딜 등)와 남성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전립선이 커지는 것을 막는 호르몬 억제제(두타스테리드·피나스테리드)를 주로 쓴다. 전자는 저혈압, 후자는 성기능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를 복용한다면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 반드시 의사·약사에게 사전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감기약의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 성분이 소변 길을 좁히고, 방광 수축력을 떨어트려 배뇨장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두 약을 함께 먹었다간 급성 요폐로 응급실에 가는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른다.

수술적 치료는 전기 칼이나 레이저로 커진 전립샘 조직을 잘라내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최근에는 출혈·성기능장애와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특수 결찰사로 커진 전립선을 조이는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 고속 워터젯을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법 등 발전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이 암 환자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대구로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이 암 환자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대구로병원

한국인에게 흔한 또 다른 전립선 질환은 전립선암이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남성에서는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1999년 이후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 기준 1만6803명이 새롭게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10만명 당 발생률은 15.5명으로 20년 전보다 5배나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직계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1명 이상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적게는 2.5배에서 많게는 11배까지 높다. 노화와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도 주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다. 유지형 교수는 "환자들이 간혹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지면 암으로 발전하느냐고 묻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전립선암의 증상은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과 비슷한데다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특히 중년 이후에는 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립선 건강은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샘의 크기와 모양, 결절 등을 확인하는 직장수지검사, 전립샘 초음파, 혈액을 통한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암일 때는 병의 진행 정도, 환자 상태, 치료 선호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호르몬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두건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배뇨장애가 있을 때는 소변을 보는 시간, 소변의 양 등을 기록하는 배뇨일지를 작성하면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립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속히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육류 섭취량을 조절하고 과일과 채소는 가까이 하는 게 좋다. 일주일에 5일, 한 번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면 전립선은 물론 전신 건강도 따라온다. 금연 금주는 필수다. 

TIP. 전립선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자료 국민건강보험]

1. 소변을 지나치게 오래 참지 않기

소변을 지나치게 오래 참으면 방광이나 요도에 염증이 생겨 전립선염을 유발한다. 또 전립선 주변 근육이 약해져 배뇨장애와 전립선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러 소변을 보는 것도 과민성 방광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굳이 자주 볼 필요는 없다.

2. 따뜻한 물로 자주 좌욕하기

매일 20분씩 따뜻한 물로 좌욕하면 회음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혈액순환이 활발해진다. 전립선이 부드럽게 이완되고 혈류가 좋아져 전립선비대증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고, 전립선염의 위험을 일부 낮출 수 있다.

3. 과도한 음주는 절대 금물

과음은 우리 몸의 노화를 촉진해 전립선 건강은 물론 성 기능을 약화시킨다. 알코올은 전립선 자체를 붓게 하고 소변을 진하게 만들어 방광을 자극하므로 최대한 금주하는 게 좋다.

4. 만성피로 다스리기

만성피로는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이로 인한 전립선염 등 전립선 질환 발생 위험을 키운다.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가 남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전립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5.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

전립선 건강을 지키는 데 건강한 성생활은 기본이다. 간혹 전립선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성생활을 억지로 참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울혈성 전립선염을 초래할 수 있다. 적절하고 건전한 성생활은 세균이나 염증 세포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전립선 질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6. 고칼로리 음식 섭취 줄기기

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은 전립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칼로리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가급적 피하고 채소, 과일, 생선, 곡물 섭취는 늘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좋다. 너무 매운 음식도 방광을 자극할 수 있어 자제한다.

7.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대한비뇨의학회는 전립선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5회, 하루 30분 이상 운동할 것을 권한다. 또한,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방광과 전립선 기능이 떨어지고 골반 긴장도가 높아진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골반 근육이 약해져 배뇨 기능이 저하된다. 장시간 앉아서 업무를 하는 직업군에 속한다면 1시간마다 5분 동안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10분씩 일어나 걷는 게 도움이 된다.

8. 50세부터 정기 검진받기

가족력이 있는 남성의 경우 45세부터, 가족력이 없다면 50세부터 매년 전립선 검진을 받는다. 배뇨장애가 심해지거나 혈뇨 등이 보이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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