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볼 때 배뇨증상‧소변 찰 때 저장증상
음주와 급격한 기온 변화는 증상 악화시켜
수술 후 대부분 증상 완화‧재발 관리도 해야

전립샘비대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삶의 질을 지켜낼 수 있다. 특히 수술 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재발을 막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립샘비대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삶의 질을 지켜낼 수 있다. 특히 수술 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재발을 막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중년 이후 남성을 괴롭히는 ‘전립샘비대증’. 나이가 들수록 전립샘비대증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전립샘비대증을 앓는다는 통계도 있다. 전립샘비대증은 각종 증상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다.

■ 소변 관련 다양한 증상 보여

전립샘은 남성의 방광 아래 붙은 기관이다. 방광에서 소변을 배출하는 통로를 둘러싸고 있다. 정액의 생성과 정자의 생존 기능을 담당한다. 정자의 운동력과 수정 능력에도 관여한다.

전립샘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커진다. 지나치게 비대해져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경우 ‘전립샘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샘비대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생기는 저장증상으로 나뉜다.

배뇨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다. 저장증상은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이 있다.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 진행하면 신장 기능이 나빠져 신우신염, 급성전립샘염 등이 생긴다. 간혹 소변이 전혀 안 나오는 급성 요폐가 나타난다.

최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급성 요폐는 응급실에서 소변줄을 삽입해야 하는데 고통이 극심하다"며 "술이나 감기약을 먹은 후 급성 요폐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전립샘비대증이 있으면 음주를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지금 같은 환절기에는 전립샘비대증이 악화되기 쉬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낮으면 전립샘이 수축하는데, 기온이 갑자기 오르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해 소변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유지형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전립샘 비대증 환자 144만 6천 465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온도 차가 14도를 초과하면 4도 이하일 때 보다 48%가량 응급실 진료를 더 많이 봤다.

■ 전립샘염 있으면 전립샘비대증도 악화

전립샘에는 전립샘비대증 뿐 아니라 전립샘암, 전립샘염도 생길 수 있다. 전립샘비대증이 심해지면 전립샘암이 된다는 오해도 있다. 전립샘비대증은 전립샘 세포가 증식해 부피가 커진 것이고, 전립샘암은 정상 세포에 변이가 발생해 암이 된 것이다. 즉 둘은 별개의 질환이다.

반면 전립샘염은 전립샘비대증과 관련 있다. 이준호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전립샘염이 심할수록 전립샘비대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교수팀은 중등도 이상의 심한 전립샘염 환자 445명과 전립샘염 증상이 전혀 없는 5,39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자 전립샘염 환자의 전립샘비대증 악화 및 합병증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9배 높았다.

이준호 교수는 "전립샘염을 유발하는 전립샘 세포의 만성 염증이 전립샘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킨다"며 "전립샘염과 전립샘비대증이 있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기 쉬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관리 필수

전립샘비대증은 약물 치료가 우선이다. 약물은 전립샘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켜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샘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이 있다.

약물 치료의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경요도전립샘절제술(HOLEP)과 전립샘동맥색전술(PAE)이 대표적이다. 경요도전립샘절제술은 요도에 내시경을 삽입해 커진 전립샘 조직을 제거, 요도를 넓히는 방법이다. 

전립샘동맥색전술은 전립샘으로 가는 동맥에 얇은 도관으로 색전 물질을 투입해 혈관을 차단한다. 동맥이 차단되면 자연스럽게 전립샘이 수축돼 배뇨 이상 증상이 호전된다.

최중원 교수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단 수술 후 남은 전립샘 조직이 노화와 더불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배뇨와 전립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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