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치료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진단키트를 만드는 국내 체외진단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독감 동시 PCR 검사(이하 동시 PCR 검사) 건강보험 적용 안내'를 공지했다.

질병관리청이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오는 16일 진료분부터 코로나19 · 독감 동시 PCR 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국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급여 대상은 코로나19 또는 독감 관련 임상증상이 있는 환자이면서 의사가 검사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로 쉽게 말해 코로나19·독감 의심환자를 뜻한다.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신속항원간이검사 실시 후 단계적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1차로 동시 PCR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감염 시에는 코로나만 걸렸을 때보다 사망률은 2.4배,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을 확률은 4배 이상 높다.

한 서울 지역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독감은 타미플루, 코로나19는 팍스로비드 등 각각 다른 치료제를 써야 하는데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낮아 보통 임상 의사의 판단 후 경험적으로 치료제를 선택한 게 사실"이라며 "정확도가 90% 이상인 PCR 검사를 활용하면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한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코로나·독감 동시 진단 수가는 8~9만원대로 코로나19 단독 검사 수가인 5~6만원대보다 40% 이상 높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감염내과 교수는 매경헬스와의 통화에서 "외래 환자의 경우 검사와 결과 확인을 위해 2차례 이상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며 "일반 병·의원에서는 환자 안전과 병원 경영에 모두 도움이 되는 만큼 동시 진단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1·2차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환자 처치가 가능해지면 3차 의료기관이 위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어 진료 업무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 덧붙였다.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시약으로 허가 받은 씨젠의 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 [씨젠]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시약으로 허가 받은 씨젠의 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 [씨젠]

건강 보험 적용은 성장이 정체된 체외 진단 업체에도 희소식이다.

코로나19 단독 진단에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은 PCR 기준 50개인 반면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진단 PCR 허가 제품은 11개로 훨씬 적다.

씨젠, 진매트릭스, 코젠바이오텍,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바이오세움, 바이오니아(2개), 한국로슈진단, 에스엠엘제니트리, 비오메리으코리아, 미코바이오메드 등 제조사도 10곳에 불과해 수 십개 기업이 난무하는 단독 검사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

국내 대형 진단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은 아직 시장에 합류하지 못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에 동시 진단시약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체외 진단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 키트는 해외 판매가 중심이었는데 국내 사용이 증가하면 전체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현재까지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일선 병원에서 동시 진단에 관한 문의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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