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걸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의학과 교수팀
바이러스 증식 억제해 면역세포 감소 속도 늦춰
10년간 146명 에이즈환자 대상 임상시험

홍삼을 꾸준히 섭취하면 독성 바이러스로 바뀌는 시기를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조영걸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의학과 교수팀은 약 10년간 146명의 에이즈 환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홍삼을 꾸준히 섭취하면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변환되는 시기를 지연시킨다고 20일 밝혔다.

조 교수팀은 에이즈 환자 146명 중 홍삼 섭취군 58명, 대조군 88명으로 구분. 약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홍삼복용군(5.4g/일)에서 독성이 낮은 바이러스의 유지기간이 대조군과 비교해 2.98배 더 길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독성이 높은 바이러스로 변환되는 기간 역시 홍삼섭취군이 대조군에 비해 3.46배 길었다.

이런 현상은 오염된 응고인자라는 동일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혈우병 환자 20명에서는 더 높은 상관성을 보였고, 이들에게서는 독성이 낮은 R5 바이러스 유지기간이 4배 길어졌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삼을 섭취하면 초기의 약한 독성을 갖는 바이러스에서 독한 병원성을 갖는 바이러스로의 진행을 늦춘다는 점을 확인한 점"이라며 "홍삼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여 면역세포가 감소하는 속도를 현저히 늦춘다는 점을 간접 증명하는 핵심 기전"이라고 말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감염 초기에는 독성이 낮은 바이러스(R5 바이러스)이나, 감염이 진행되며 독성이 높은 바이러스(X4 바이러스)로 변한다. 통상적으로 에이즈 환자 50~70%가 이에 해당된다.

이유는 바이러스 외피를 구성하는 특정부위 아미노산이 양전하를 띠는 아미노산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외피가 독성이 강한 X4 바이러스로 바뀌면 감염된 세포가 옆의 비감염 세포와 융합하여 면역세포(CD4+T세포) 수가 훨씬 더 빠르게 감소한다. 그러면서 감염된 세포가 늘어나고 면역세포 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점점 병세가 중해지게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제29회 대한기초의학학술대회에서 6월 30일 발표되었고 Journal of Ginseng Research 인터넷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또 홍삼의 유사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 능력도 연구를 통해 발견됐다. 

권대혁 성균관대 교수팀은 슈도코로나바이러스(유사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한 실험에서 홍삼추출물을 세포에 처리하고 나면 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잘 침투할 수 있도록 조절한 세포는 바이러스와 홍삼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없음에도 50%의 감염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으며, 이 결과는 홍삼추출물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세포에 부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권 교수는 "홍삼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홍삼의 어떤 성분이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지 동물실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Journal of Ginseng Research 인터넷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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