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기반 디지털 치료제…예방‧관리 성격 짙어 
하이, 시선추적‧음성‧인지과제 점수로 경도인지장애 진단
진단 플랫폼 알츠가드, 경도인지장애 조기 진단과 선별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난공불락’의 질병이다.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류가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했다. 바이오젠의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이후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치료제 개발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지금 이 시간도 치매를 정복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치료제가 아닌 다른 형태와 원리를 활용한 치매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선 어떤 치매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는지 현황을 살펴봤다.

총 3편으로 나뉠 예정이며 마지막 세 번째는 디지털 치료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치료제는 의약품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디지털치료제를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기반 치료제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 정의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가상현실(VR), 챗봇 등이 포함된다.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예방과 관리 기능이 크기 때문에 행동‧습관 변화와 관련 있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그래서 신경정신 질환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이나 행동‧생활습관 관리를 개인에 맞춰 치료법을 제공한다. 이밖에 병원 치료 보조, 온라인 상담, 교육, 환자 상태 데이터 수집·분석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의사는 환자의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치료제에 저장된 데이터를 근거로 더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고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치료제는 수면·식이·운동·훈련 등의 규칙적인 수행을 보조해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고 효과를 거두는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추적하는 알츠가드 프로그램. 사진 = 하이
경도인지장애 추적하는 알츠가드 프로그램. 사진 = 하이

 

하이,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반 치매 치료제 개발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허가된 디지털치료제는 없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 치료제 가이드라인에 맞춰 확증임상 단계를 밟고 있는 기업은 뉴냅스(시야장애), 라이프시맨틱스(호흡재활), 웰트(불면증), 에임메드(불면증), 하이(불안장애) 등 5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국내 1호 디지털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불안장애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하이가 치매 치료제도 개발 하고 있다. 정확히는 경도인지장애 치료제(알츠카드, 똑똑새미)다. 이대목동병원, 상명대 비쥬얼 캠프 등과 공동으로 연구 중이며 연구자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탐색임상시험 준비 중에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치매만큼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치매 전 단계로 불릴 만큼 관리하지 않으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하이의 알츠가드는 사전에 치매를 막고자 경도인지장애의 조기 진단‧선별을 목적으로 한다. 

하이는 시선추적, 음성과제, 인지반응 3가지 검사를 기반으로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한다. 

시선추적은 인공지능 기반 시선추적 플랫폼을 사용하는데 까만 점이 그래프를 따라 움직이면 사람이 점을 그리는 그래프를 얼마만큼 정확하게 따라가는지 측정하는 것이고 음성과제는 사진이나 그림을 보여주면 어떤 상황인지 자유롭게 설명하는 것이다. 마지막 인지반응은 글자나 숫자 등을 보여줘 무엇인지 맞추는 테스트다. 3가지 검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를 판단할 수 있는 인지, 학습, 기억 능력 등의 점수를 측정하고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하는 원리다. 

웰니스 형태의 인지기능 강화 서비스 새미톡은 경도인지장애로 손상된 인지 기능의 재활과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지 훈련과 인지기능저하 여부 진단을 할 수 있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앱설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김진우 하이 대표는 “디지털 표적치료제는 특별한 장치 없이 일반 어르신들이 갖고 있는 핸드폰으로 일상생활에서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조기에 위험군을 파악해 치매로 발전되기 전에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해서 적절한 치료를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치매로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에서는 하이 외에 로완과 이모코그도 치매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로완은 인지능력 개선 프로그램 슈퍼브레인을 이미 서비스 하고 있지만 식약처의 인증을 받지 않아 디지털 치료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치매 중증 수준 대상의 치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모코그는 인공지능 기반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모바일 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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