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기장, 초음파 등으로 질병 치료하는 전자약 
tDCS(경두개직류자극법)로 뇌 자극해 신경세포 활성화 
국내선 와이브레인 유일 ‘확증임상(임상 3상)’ 돌입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난공불락’의 질병이다.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류가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했다. 바이오젠의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이후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치료제 개발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지금 이 시간도 치매를 정복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치료제가 아닌 다른 형태와 원리를 활용한 치매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선 어떤 치매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는지 현황을 살펴봤다.

총 3편으로 나뉠 예정이며 두 번째는 전자약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머리에 헤어밴드 모양의 의료기기를 착용해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면 믿겠는가. 약을 먹고 주사를 맞는 것 보다 단순히 머리에 쓰기만 하면 치매 증상이 완화된다. 이러한 것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전자약 개발 기업이 나서고 있다.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제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전류, 자기장, 초음파 등 물리적 자극을 신경·조직·장기에 직접 전달해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웨어러블 기기처럼 착용하거나 인체에 삽입하는 방식이 있다. 

주로 우울증, 불면증, 치매, 뇌전증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 중이지만 최근에는 적용 대상이 비만, 요실금, 당뇨병, 항암치료로 확대되는 추세다. 전자약은 기존 약이나 의료 시술보다 부작용이 적어 안전하고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이브레인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사진 = 와이브레인

 

와이브레인, 전기신호로 뇌 신경세포 활성화…연내 임상결과 제출

국내서는 와이브레인이 독보적이다. 지난달 경도치매 전자약 인지기능개선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위한 확증임상(임상 3상) 환자등록을 마쳤다. 총 118명을 대상으로 고대안암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총 6개 국내 대학병원에서 진행 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치매 초기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기억력 등의 인지장애가 먼저 나타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본격적인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핵심기술은 tDCS(경두개직류자극법)다. TMS(경두개자기자극법)와 함께 비침습적 뇌자극법 중 하나인데 전기자극으로 뇌신경의 활성상태를 조절해 뇌 기능 향상을 돕는다. 쉽게 말해 머리에 전류를 흐르게 해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와이브레인은 그동안 전기자극을 활용해 우울증(마인드스팀), 편두통(두팡), 스트레스(폴라) 전자약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울증은 뇌의 활성화가 둔해져 발생하는데 tDCS로 뇌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증상을 개선하는 원리다. 반대로 뇌전증(간질)은 뇌의 신경세포가 과발현, 과흥분함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전기 자극으로 이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치매 치료 원리도 비슷하다. 인지판단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전기신호를 보내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증상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사용되는 전자약은 의료진이 전류 강도, 시간, 횟수 등의 정보를 입력해 환자에게 처방하면 기기를 통해 치료를 받는다.

와이브레인은 임상적 인허가를 위해 2015년부터 국내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탐색임상을 진행했다. 해당 임상에서 인지능력이 개선됐다는 효과를 입증하자 2019년 확증 임상시험을 신청,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고 4월 환자모집을 완료했다. 이번에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며 6개월의 재택 치료기간을 거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추적, 연내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전자약은 3세대 치료제 가운데 확증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고 약물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은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전기자극을 이용한 치매 전자약도 상용화가 된다면 치매 치료 환자에게 선택 옵션이 늘어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뉴로핏, 왓슨앤컴퍼니, 뉴아인 등 전자약 개발 기업도 tDCS를 활용한 치매 전자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뉴로핏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전자약 기술 개발’ 연구 개발 기관으로 선정 돼 2026년까지 총 19억 원을 지원받아 여의도성모병원,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치매 전자약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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