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중년 이후 남녀와 비만·당뇨병·고지혈증,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의 '고혈압 고위험군'에 대한 고혈압 진단·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수축기 140mmHg 미만, 이완기 90mmHg 미만으로 혈압을 관리하면 됐는데, 고위험군은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충분히 낮추기 위해 이를 각각 130mmHg, 80mmHg 미만으로 충분히 떨어트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고혈압 환자는 누적된 혈관 손상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더해져 혈압을 조절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약물을 복용해도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심뇌혈관질환 등 고혈압 합병증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혈압이 아무리 높아도 쓸 수 있는 약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최근 이런 환자가 전체 고혈압 환자 10명 중 1명에 달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질병관리청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팀은 최근 '주간 건강과 질병'을 통해 2012~201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24시간 생활혈압검사를 시행한 환자 1만 6284명을 평균 3.9년 간 장기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24시간 평균 혈압이 130/80 mmHg 이상이면서 이뇨제를 포함한 3개의 고혈압약, 또는 4개 이상의 고혈압약을 사용하는 경우를 '저항성 고혈압' 5개 이상의 고혈압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난치성 고혈압'으로 정의했다. 이들의 혈액 검사, 약물 투여, 심초음파 검사 등 의무기록과 사망률을 분석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의 위험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저항성 고혈압과 난치성 고혈압의 환자는 각각 1,501명(9.2%), 150명(0.9%)으로 고혈압 환자 10명 중 1명에 달했다.

저항성, 난치성 고혈압의 위험은 상당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및 말기 콩팥병, 심부전, 뇌졸중, 좌심실 비대 등 고혈압 합병증 비율과 24시간 생활혈압검사에서 야간 혈압이 주간 혈압보다 높은 비율 모두 일반 고혈압, 저항성 고혈압, 난치성 고혈압 순으로 높았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비저항성 고혈압 환자보다 저항성, 난치성 고혈압 환자가 더 높았다. 고혈압 유형과 심혈관계 사망은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동반질환, 스타틴 사용과 무관하게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나이가 어리거나 만성질환을 앓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혈압 조절을 위해 약만큼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저염식 위주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습관 교정은 고혈압약을 복용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연구팀은 "난치성 고혈압과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 대한 조기 진단과 관리, 치료 방안이 마련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