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안동L하우스에서 백신 개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안동L하우스에서 백신 개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또 하나의 자체 백신을 확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백신 생산 및 개발 기술력으로 주목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세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3일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 멀티주'의 수출용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고 밝혔다. 

스카이타이포이드 멀티주는 3가·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 폐렴구균 접합백신에 이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여섯 번째 자체 백신이다. 생산과 공급 모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인 안동 L하우스에서 담당하게 된다.

스카이타이포이드는 지난 2013년 개발을 시작했다. 초기 단계부터 빌&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이 연구비를 지원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구개발 및 생산과 인허가를, IVI는 글로벌 임상을 담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카이타이포이드는 장티푸스균의 다당류를 디프테리아 독소 단백질(디프테리아 톡소이드)에 접합한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백신이다. 전자는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항원, 후자는 약물 운반체로 기능한다.

기존에는 장티푸스 예방을 위해 생백신이나 다당류 백신을 사용했다. 면역 기전이 다른 만큼, 스카이타이포이드는 1회 접종으로도 우수한 면역원성과 장기적 예방 효과를 보일 것이라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 네팔에서 생후 6개월 이상 만 4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 2,1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스카이타이포이드는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나타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한 기존의 다당류-단백질 접합 장티푸스 백신과의 비교 임상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또, 지난 1월 국제학술지 ‘NPJ(Nature Partner Journal Vaccine)’에 게재된 스카이타이포이드 부스터샷 임상 2상 결과에선 생후 6~23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스카이타이포이드를 2회 접종할 경우, 접종 전보다 체내 항체가가 약 64배로 증가하는 등 강력한 면역 반응이 유도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우수한 임상 결과와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바탕으로 WHO PQ 인증 절차에도 빠르게 돌입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부터 스카이타이포이드의 글로벌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 10여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가 혁신적인 성과로 이어져 기쁘다”며 “신속한 글로벌 승인 등을 통해 중저개발국가의 아이들이 장티푸스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전신성발열 질환으로 10~14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과 두통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WHO에 따르면,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매년 1,100만~2,000만 명의 장티푸스 환자가 발생하며, 이중 약 12만~16만 명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장티푸스 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2억 6,281만 달러(한화 약 3,141억 64만 원)에서 연평균 9.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까지 5억 2,532만 달러(한화 약 6,296억 4,855만 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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