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약 '대상포진 백신' 3사 비교

장기 효과·안전성 입증 MSD
국산 백신 메리트 공급 용이 SK 바사
예방 효과 90%, 적응증 넓은 GSK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65세 이상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10일 취임에 맞춰 질병관리청 등은 후속 조치를 위한 예산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공약대로 고령층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을 시행하면 첫해 예산은 5천억원 이상, 이후에도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상포진 백신은 MSD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 두 종류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은 GSK의 '싱그릭스'가 출시된다. 3사 대상포진 백신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대상포진이란?

대상포진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재발하며 발병한다. 얼굴·몸통·어깨를 중심으로 띠 형태의 울긋불긋한 발진·수포가 생기며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수술 후 통증, 산통보다 심해 '통증의 왕'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피부 증상도 유발하지만 사실 바이러스의 공격 대상은 신경이다. 특히, 고령일수록 통증을 비롯해 실명·대상포진후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크다. 

대상포진 백신은 T세포를 자극해 대상포진과 이에 따른 합병증을 동시에 예방한다. 한 번 접종하면 적어도 4년 이상 면역력(면역원성)이 지속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대상포진은 환자는 72만 4,022명으로 60대(24%)가 가장 많고 50대(21.7%), 70대(15.6%), 40대(12.4%)가 뒤를 잇는다. 40~50대 발병률도 꽤 높지만 무료 접종 대상(65세 이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데, 이는 면역원성이 지속되는 기간과 발병률, 합병증 위험을 두루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MSD '조스타박스' 장기 데이터 확보, 낮은 효과 아쉬움

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는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세계 최초로 사용 허가된 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됐다. 초기에는 접종 수요가 많아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조스타박스는 장기간 사용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두루 입증했다. 또 한 번만 접종하면 돼 환자의 시간적·경제적 부담도 적다. 높은 인지도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예방 효과는 단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유럽 등에서 이뤄진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조스타박스 접종군은 위약군 대비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50대 성인은 70%, 60대 이상은 51% 줄어드는 데 그쳤다.

또, 접종 후 8~10년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60대 중반에 맞는다고 해도 기대 수명인 80대까지 예방 효과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10년마다 추가접종(boost)을 하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실제 임상 효과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SK바사 '스카이조스터' 자체 공급 가능, 비열등성 입증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L하우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L하우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7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개발·출시했다. 세계 첫 새포배양 독감 백신 개발과 함께 고(故) 박만훈 부사장의 '역작'으로 평가된다. 

스카이조스터는 조스타박스와 같은 생백신이라서 1회 접종만으로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다. 토종 백신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공급이 원활하다는 장점도 갖췄다.

스카이조스터는 앞서 나온 조스타박스와 비교 임상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접종 후 항체 역가, 인터페론 감마(INF γ), 인터루킨2(IL 2)같은 면역 세포 수치가 뒤떨어지지 않았다. 부작용 발생률도 비슷했다. 

그래도 후발 주자이면서도 더 나은 결과를 얻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회사측은 "조스타박스와 비교임상 결과 면역원성이 열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스카이조스터 허가 당시 시판 후 추적 관찰을 통해 예방률을 검증하도록 권고했지만 강제성도 없고, 시판 허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다만 5년이 지나도록 조스타박스와 비교한 결과 면역원성이 열등하지 않다는 결과만을 제시할 뿐 실제 처방(리얼 월드) 데이터는 내놓지 못한 부분도 아쉬운 지점이다.

회사측은 "애초에 비열등 임상시험으로 허가를 받았다"면서 "예방률 데이터는 현재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GSK '싱그릭스' 강력한 효과, 가격 경쟁력은 숙제

영국 런던 브렌트포드에 위치한 GSK 본사 전경. 사진=매경헬스DB
영국 런던 브렌트포드에 위치한 GSK 본사 전경. 사진=매경헬스DB

GSK의 싱그릭스는 현존하는 대상포진 백신 중 가장 높은 예방 효과를 자랑한다. 조스타박스·스카이조플루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50~70%인 반면 싱그릭스는 96.2%로 압도적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면역체계가 노화해 면역력을 획득하기 어려운 데 80세 이상에서도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다. 20% 미만인 조스타박스와 비교해 4배 이상 높다. 죽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사백신으로 암 치료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기존 접종자도 맞을 수 있다. 즉, 접종 대상이 광범위하다.

하지만 사백신의 특성상 장기 면역력 확보를 위해 2회 접종해야 한다. 대부분 경증이긴 하나 접종 후 국소·전신 이상반응 발병률도 조스타박스보다 2배가량 높다고 보고된다. 

두 차례 접종 비용은 약 50만원으로 15만~18만원 정도인 생백신보다 훨씬 비싸다. 과거 질병관리청은 예산 부담을 이유로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을 반려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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