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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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에게 치매는 암보다도 무서운 질환이다. 소중한 기억을 잃고, 자기가 한 일을 떠올리지 못하는 상황은 공포 그 자체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단순히 운동과 식단만 신경 써서는 안된다. 감정과 감각 기능처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의외로 다양하다.

첫 번째는 외로움이다. 올해 초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에는 외로움과 뇌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검토한 장기 연구가 실렸다.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 연구팀이 치매를 앓지 않는 2,300여 명의 외로움 수준을 기록하고 인지 검사와 뇌 MRI를 촬영했다. 외로움은 일주일에 3일 이상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인 10년 간 외로움을 느낀다고 대답한 그룹은 22%가 치매에 걸렸지만,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쪽은 13%만이 치매에 걸려 차이가 컸다. 특히, 60∼79세는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무려 3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외로움은 어떤 일을 계획하거나 집중하는 등의 뇌 활동을 저하하고 뇌까지 위축시킨다"며 "이번 연구는 나이나 유전적 요인 등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소와 무관하게 외로움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증명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난청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소음·노화로 인한 감각신겅셩 난청은 사회 활동을 위축시켜 우울증, 나아가 치매 위험을 키운다. 뇌가 적절히 자극받지 못해 치매 위험이 커지는 것도 있다.

실제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와 미국국립노화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청력이 10dB 떨어질수록 치매 발병률이 20%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적인 권위의 란셋 위원회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는 12가지 요인을 선정하면서 고혈압·비만·흡연·과음 등에 우선해 난청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년기에 난청을 관리하면 치매 유병률을 8.2%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혈압(1.9%), 신체활동 부족(1.6%) 등 다른 요인보다 훨씬 예방 효과가 컸다.

청력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 회복되지 않는다. 소음이 심한 곳은 피하고, 이어폰은 최대 음량은 50% 이내로 사용하되 1시간마다 10분가량 휴식하는 게 바람직하다. 남은 청력(잔청)이 부족하면 보청기나 청각 신경에 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인공와우 수술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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