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지놈오피니언, 한국인 심혈관질환 예측 모델 개발
"프레밍험 위험 점수보다 심혈관질환 예측 정확도 훨씬 뛰어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레밍험 위험 점수는 심혈관질환을 예측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도구'다. 성별·나이·총 콜레스테롤·혈압·당뇨병·흡연 상태 등을 입력하면 향후 10년간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을 계산할 수 있다. 건강검진 결과만으로 쉽게 10년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쓰인다. 

하지만, 프레밍험 위험 점수는 서양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서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인종 특성이나 식단 등 생활방식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특히, 선천적인 요인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젊은 심장병'은 예측 확률이 더욱 떨어진다.

실제 지난 2016년 세계고혈압학회 심포지엄에서는 프래밍험 모델을 적용해 한국인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평가한 결과 예측치보다 3년 후에는 약 5배, 10년 후에는 약 15배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심혈관질환 예측 모델의 필요성이 대두하는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유전체 분석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심혈관대사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인 '동맥경화지'(Atherosclerosis) 온라인에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지놈오피니언은 4만여 명의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선천적인 위험을 유전자 검사로 측정하고 대사질환 고위험군에 가중치를 부여해 새로운 한국인 맞춤형 심혈관질환 예측 모델인 'PRS MetS-ASCVD'를 개발했다.

예측 정확도는 훨씬 뛰어났다. 연구팀이 예측 모델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모델 개발 이외의 독립적인 전향적 한국인 코호트에서 이를 검증한 결과, 참여자의 6.7%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확인됐다. 이 고위험군은 실제 일반인 대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RS MetS-ASCVD 모델은 50대 미만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데 매우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프래밍험 위험 점수. 사진=https://www.cvriskcalculator.com/
프래밍험 위험 점수. 사진=https://www.cvriskcalculator.com/

지놈오피니언에 따르면, 50대 미만에서 프래밍험 모델상 고위험군으로 평가돼도 실제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은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의 1.55배에 불과했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아니다.

반면에 이번에 새로 개발한 예측 모델에서는 위험도 예측 정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고위험군으로 평가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이 7.5배나 높았다.

이번 연구 교신 저자인 이승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 모델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 사용 중인 프래밍험 위험 점수나 콜레스테롤 수치 및 나이 등의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점수 체계 등의 표준 평가방식에서는 찾지 못했던 젊은 고위험군을 높은 예측 정확도를 통해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유전자를 통해 젊은 층의 선천적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게 되면서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송한 지놈오피니언 박사는 “서양인 대상으로 진행됐던 기존 심뇌혈관 예측 모델과 달리, 국내 데이터를 통해 개발된 모델인 만큼 한국인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선천적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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