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열린 폐의약품 안심처리 업무협약식. 왼쪽부터 장용명 심사평가원 개발상임이사, 문상덕 원주시약사회장, 조종용 부시장,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 용마로지스(주) 금중식 사장. 사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난달 17일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열린 폐의약품 안심처리 업무협약식. 왼쪽부터 장용명 심사평가원 개발상임이사, 문상덕 원주시약사회장, 조종용 부시장,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 용마로지스(주) 금중식 사장. 사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 이하 심사평가원)이 ‘슬기로운 폐의약품 버리기 캠페인’을 실시하며 폐의약품 버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원주시, 원주시약사회, 동아제약 및 용마로지스와 ‘폐의약품의 원활한 수거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심사평가원 ESG경영추진단이 지역사회 환경보호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폐의약품은 일반 가정 및 그 밖의 장소에서 유효기간이 지나거나 변질, 부패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을 말한다.

생활폐기물 중 질병 유발 및 신체 손상 등 인간의 건강과 주변 환경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폐기물로 폐농약, 폐페인트, 폐주사기, 폐의약품 등이 있다.

가정에서 발생되는 폐의약품은 ‘생활계 유해폐기물’로 분류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며 약국과 보건소 등을 통해 수거한 후 소각처리해야 한다.

상당량의 폐의약품이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질 경우 생활폐기물과 같이 매립 돼 의약품 성분이 토양‧수질오염을 일으킨다.

토양과 수질이 오염되면 사람의 건강을 해치거나 동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지표수의 의약물질(25종) 오염여부를 조사한 결과 진통제, 소염진통제,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당뇨치료제 등 15종의 의약물질이 검출됐다.

국내에선 폐의약품을 소각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7년 폐의약품 업무가 지자체로 이관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불용의약품 등의 관리에 관한 조례’의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2020년 기준 228개 지자체 중 83개(36.4%)만이 조례를 제정했다.

때문에 현재 폐의약품 수거·운반·처리 등에 관한 지자체의 체계적인 관리가 부족해 약사회 및 일부 제약회사에서 산발적으로 폐의약품 수거사업을 하고 있다. 

국민 74%, 폐의약품 처리방법 몰라

가장 큰 문제는 인식 부족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폐의약품을 버리는 방법을 몰라 쓰레기통이나 변기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복용의약품을 쓰레기통‧하구수‧변기에 처리한 비율(55.2%)이 약국‧보건소에 반환한 비율(8%)과 7배 차이가 났다.

또 불용의약품 처리방법을 알고 있는 비율은 25.9%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국민(74.1%)은 잘 모르고 있어 수거율을 높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국과 보건소의 수거 환경도 미흡하다.

2020년 한국소비자원이 서울‧경기 내 12개 기초자치단체에 있는 약국 120개소 및 보건소 12개소의 폐의약품 수거실태를 조사한 결과 폐의약품 수거함 비치, 수거안내문 게시, 폐의약품 처리 방법에 대한 복약지도 등이 부족했다. 

수거함을 비치하고 있는 약국은 120개소 중 17개소(14.2%)에 불과했고, 이중 일부는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

수거 안내문을 게시한 약국은 5%(6개소)로 대부분 약국에서 폐의약품 안내문 게시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일반의약품 판매 시 불용의약품의 폐기방법에 관해 복약지도를 하는 약국도 없었다.

수거함을 비치한 보건소는 12개소 중 4개소(33.3%)였으며 이 중 1개소는 폐의약품 수거함을 사무실 내에 비치해 방문자가 폐의약품 수거함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폐의약품에 관한 안내문을 게시한 보건소는 12개소 중 1개소(8.3%)에 불과했다. 

지자체 청소·환경부서와 보건소 간 업무분장 불명확, 지역 약사회와 협력 미흡으로 수거처리가 원활하지 못하기도 하다.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의 경우도 수거·처리 책임, 수거횟수 등을 불명확하게 규정 돼 있다. 

심사평가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슬기로운 폐의약품 버리기 캠페인’을 ESG 사업으로 선정했다. 

파트너사인 동아제약에서 마련한 폐의약품 수거함은 우선 원주시 모든 약국에 배포될 예정이며 폐의약품 수거·처리를 희망하는 강원도 지자체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추진할 방침이다.

장용명 심사평가원 개발사임이사는 “폐의약품의 무분별한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은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올바른 수거와 처리가 중요하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약국에 방문해 폐의약품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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