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영준 유방외과·이준용 성형외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

유방암, 발병률 높지만 예후 좋아 '순한 암'

유방재건술로 유방암수술 후 환자 삶의 질↑

아직까지 로봇수술 적용 대상에는 한계 있어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암 발병률 1위다. 하지만 생존율도 높아 예후가 좋은 암에 속한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는 지난 10년 간 꾸준히 증가해 2019년 전체 암 환자의 20.6%(2만4,820명)를 차지했다. 5년 생존율은 93.6%에 달했다

.치료의 발전으로 유방암 생존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로봇수술이 유방암에도 도입됐기 때문. 지난해 12월 인천·부천에서 최초로 로봇 유방수술 및 유방재건술에 성공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강영준 유방외과 교수와 이준용 성형외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유방암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영준 교수(강) : 유방암의 원인은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 가족력,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장기간 노출, 비만 등이 유방암 발병과 관련 있다. 최근 여성의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나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낮아진 초경 연령, 늦은 결혼, 저출산, 모유수유 비율 감소 등이 원인이며 식습관이 서구화돼 비만이 늘어나는 것도 요인으로 생각된다.

- 유방암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 유방암 수술은 병기와 상관없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방암 수술은 종양 부위를 절제하는 부분절제(유방보존수술)와 유방 조직 전체를 잘라내는 전절제로 나뉜다. 전절제 시 유두는 보존하는 ‘유두보존 유방전절제술’로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절제술 시 유방을 복원하는 유방재건술을 같이 시행하기도 한다.

강영준 유방외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유방암 로봇수술은 현재 안전하게 유두나 피부를 보존할 수 있는 경우, 유방암 예방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이 좋다"며 "환자 상태를 면밀히 고려해 적합한 수술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준 유방외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유방암 로봇수술은 현재 안전하게 유두나 피부를 보존할 수 있는 경우, 유방암 예방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이 좋다"며 "환자 상태를 면밀히 고려해 적합한 수술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방재건술은 꼭 필요할까.

이준용 교수(이) : 지금은 기대수명이 83.5세다. 유방암이 보통 40대에 진단되는 것을 고려하면, 유방암 수술 이후 40년을 더 사는 것이다. 유방 없이 남은 인생의 반을 살아가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유방재건술은 단순히 유방 복원이 아닌 ‘여성성 회복’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고 유방재건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시행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

유방재건술은 자가조직을 이식하거나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식이 있다. 환자가 원하는 방향과 신체조건 등에 따라 결정한다. 유방절제술과 동시에 시행하면 즉시재건술, 일정 시기가 지나서 하면 지연재건술이라고 한다. 보형물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가 있지만, 이는 오해다. 보형물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고 부작용 사례는 현저히 낮다. 환자 신체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보형물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 로봇을 이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가.

: 전절제와 유방재건술을 동시에 시행할 때 로봇을 이용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수술방법은 똑같지만 로봇을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기존에는 유방 병변 주위를 7~10cm 가량 절개해 흉터가 남았다면, 로봇수술은 속옷에 가려지는 겨드랑이 부근을 4~6cm만 절개한다. 절개 부위가 적은 만큼 미용적 측면에서 환자 만족도가 높고 통증도 덜하다. 회복도 기존 수술에 비해 빠르다.

- 모든 환자가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나.

: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에 비해 장점이 있지만 아직 역사가 길지 않아 장기적인 예후를 판단하긴 어렵다. 따라서 안전하게 유두나 피부를 보존할 수 있는 상피내암, 초기 유방암 환자, BRCA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 예방수술이 필요한 경우 등에만 적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부분절제술에는 잘 사용되지 않으나 향후 적용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방법이든, 로봇 수술이든 방식이 다를 뿐 목표는 같다. 환자 상태에 적합한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유두와 유방 피부가 그대로 보존되는 ‘유두보존 유방전절제술’을 했을 때 로봇 유방재건술이 가능하다. 또 자가조직이 아닌 보형물을 사용할 때 시행된다. 보형물과 자가조직을 이용할 때 각각의 장단점 등을 설명하고 환자에게 최적의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이준용 성형외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유방재건술은 '여성성 회복'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유방암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용 성형외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유방재건술은 '여성성 회복'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유방암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천·부천 지역에선 최초로 로봇 유방암 절제 및 재건술에 성공했다. 소감과 포부는.

: 다른 암종에 비해 유방암은 로봇수술 도입이 늦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유방암은 수술 외에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요법 등이 필요한 만큼 환자가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인천·부천 지역 유방암환자들이 더 편리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유방암 로봇수술이 빠르게 퍼져나가는 만큼 다른 병원에서도 활발하게 도입되며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리게 되기 바란다.

: 먼저 인천·부천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시작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유방암은 수술 이후에도 항암치료와 사후관리 위해 계속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더 많은 환자들이 이제 먼 거리를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로봇수술 도입으로 유방암 환자에게도 이런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됐다.

- 유방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치료가 잘 됐을까, 재발하지는 않을까, 예후는 좋을지 등 수술 후에도 걱정이 많은 환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교적 ‘순한 암’이라고 볼 수 있다. 치료법도 다양하다. 즉 유방암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암이다. 또 유방암 수술은 내부 장기를 건드리지 않아 수술 후 치명적인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적다. 다른 과와의 활발한 협진으로 부작용도 최소화되고 있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를 잘 받으면 좋겠다. 취미생활도 하고 주변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삶의 행복을 찾으면 실제 예후도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이라는 단어만으로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한다.

: 유방암 수술 후에는 유방 주변 감각이 떨어진다. 이 때 찜질 등 뜨거운 환경에서 주의해야 한다. 감각이 무뎌져 화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또 유방은 연조직으로 우리 몸과 같이 움직인다. 따라서 새로 만들어져도 환자 몸에 자리 잡을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3개월간은 보정속옷을 잘 착용해 유방이 잘 적응하도록 한다. 사후관리와 정기적 추적 관찰로 재발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방암 수술 후에도 앞으로 일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기 바란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지만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다. 또 잘 치료하면 남은 삶을 문제없이 살 수 있다. 다만 로봇수술에 대해 너무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치료 선택권이 더 넓어졌다고 이해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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