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은 환자 혼자 극복해야 할 부분 외에도 가족과 보호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픈 환자를 바로 옆에서 돌보는 간병인 역할이 가족만큼이나, 어쩌면 가족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암 환자와 함께하는 간병인 ‘케어코디’의 이야기를 통해 돌봄서비스의 현장을 들어본다.

문향란 케어코디(57세/경력7년)

“돌봄은 돈을 떠나서 해야 하는 일”

문향란씨는 젊은 시절 딸을 키우며 베이비시터 찾는 고충을 겪고, 퇴직 후 돌봄 일을 선택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마음에 담아둔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일을 시작했고 7년째 이어가고 있다.

문씨는 최근 돌봤던 40대 여성환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간병인 찾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었고, 20일동안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다가 어렵게 연결된 환자였다.

혼자 아프면 서럽고, 수술 후 눈을 떴을 때 아무도 나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든데 그런 안도감에 환자가 펑펑 우는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다고.

이 환자를 돌보면서 간병이 단순한 물리적 돌봄뿐 아니라 불안한 환자 마음을 안정시키는 정신적인 돌봄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문씨는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좋으면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환자가 본인보다 케어코디를 걱정해주는 말 한마디에 힘이 나고 행복을 느낀다고.

돌봄은 돈을 떠나서 해야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햇다. ‘돈을 이 정도 받았으니 이 정도만, 이 보호자 이 돈 주고 왜 이렇게 선을 넘지?’ 라고 생각하면 피곤해지기 때문에 그런 생각없이 환자에게 집중해서 돌봄을 실천 중이고, 앞으로도 이 마음을 굳게 가지고 돌봄서비스를 이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순금 케어코디(58세/경력10년)

“부모님 돌보는 마음으로,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요”

10년 전 지하철 계단에서 쓰러져 손을 다친 후 한 손으로 할 수 있는건 뭐든지 하겠다는 의지로 요양병원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케어코디 최순금씨.

처음 일년은 치매환자가 많은 병실을 맡았다.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고, 옆에서 지켜만 보면 됐던 터라 천천히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가엾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10년 돌봄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씨는 뇌출혈로 인지기능이 떨어진 환자를 돌봤던 기억을 떠올렸다. 소변 보는 것이 인지가 안됐던 환자인데 기저귀에 소변이 가득차서 흘릴 정도였다. 그래서 최씨는 알람을 두 시간씩 맞춰놓고 환자를 깨워 소변을 보는 훈련을 했다. 그렇게 최씨가 한달 훈련을 한 결과 소변 보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됐다고.

최씨는 케어코디가 간병인, 요양보호사 개인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궁금한게 있을 때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고, 그때마다 케어닥 매니저들이 친절하게 답해주는데 그 문자에서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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