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은 환자 혼자서 극복해야 할 부분 외에도 가족과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픈 환자를 바로 옆에서 돌보는 간병인의 역할을 가족만큼이나, 어쩌면 가족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암 환자와 함께하는 간병인 ‘케어코디’의 이야기를 통해 돌봄서비스의 현장을 들어본다.

조삼열 케어코디(54세/경력 4년)

“무사히 퇴원해 건강한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

조삼열 케어코디
조삼열 케어코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직접 간병을 했던 조삼열씨는 간병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포기한 사람도 많이 봤다. 끝까지 아버지 곁을 지켰던 조씨는 그 때를 계기로 4년전 간병일을 시작했다.

최근 간병을 맡았던 말기 암 환자는 나이가 비슷해서 형님처럼 느껴져 더 신경 쓰였고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매일 항암치료 받을 때마다 환자와 동행했고, 말기 암 환자라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는 조씨.

조씨는 암 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환자의 돌봄을 무사히 마쳤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갑작스런 사고가 있을 수 있고, 낙상 사고도 있을 수 있고 병이 악화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고 무사히 퇴원해 정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이라고.

특히 환자가 아닌 보호자에게 전화를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바빠서 전화 못 드렸다, 감사하다’ 이 말 한마디가 또 다른 환자 돌봄의 원동력이 된다.

이영미 케어코디(60세/경력 15년)

“몸도 마음도 힘든 환자, 나를 버리고 섬기는 마음으로 대한다”

이경희 케어코디
이경희 케어코디

15년째 돌봄서비스 일을 하고 있는 이영미씨는 최근 돌봤던 치매 환자를 떠올렸다. 환자와 많이 부딪히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맡겨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냈다고 한다. 환자와 웃고 울고 많은 일을 겪었지만 보호자 분들이 잘 챙겨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지난해 아주대병원 의사의 어머니를 간병한 적이 있었는데 보호자인 의사가 간병이 얼마나 힘들지 알고 공감해줘서 고마웠던 기억도 떠올렸다. 의사선생님이 돌봄 종사자들의 마음과 처우를 알아주니 그게 너무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간병을 마쳤을 때 고마웠다고 말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씨.

15년동안 돌봄을 실천하면서 대상에게 항상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말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그의 노하우라고 한다.

이씨는 돌봄 이라는 직업은 섬기는 직업이라서 “나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들도 몸이 아프고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간병을 할 때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씨의 돌봄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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