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21일(현지시각) AP·AFP·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국가와 호주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 조치 재도입 등에 항의하는 각 당국의 방역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내년 3월까지 50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이 겨울을 앞두고 대유행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각국 방역당국에서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한 예로 독일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수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없으면 5차 유행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dpa 통신이 21일(현지시각) 전했다.

로타 빌러 RKI 소장은 dpa에 "만약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상황을 크게 나아지게 하지 않으면, 현재 예측 모델은 우리가 5차 유행에도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방역당국도 올해 여름부터 봉쇄를 서서히 완화했다가 확진자와 입원환자 수가 줄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10월 초 다수 제한 조치를 추가로 완화했다. 그러다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자 백신 증명서 적용 확대, 재택근무 의무화 등 규제를 다시 강화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9월 25일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식당, 술집 등에 갈 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했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지난 13일부터 부분적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한 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앞서 헤이그 등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일부 시위대는 자전거 등에 불을 지르거나 경찰에 돌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30여 명이 체포됐다. 또 로테르담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폭력 행위가 발생해 경찰의 발포로 3명이 부상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유럽 및 호주 등 코로나19 재봉쇄 항의 시위 격화

오는 22일부터 20일 동안 필수 목적 외 전면 통행금지령을 내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는 20일 극우 정당이 주최한 시위에 약 4만 명이 운집했다. 시위대는 정부의 방역조치가 전체주의적이라고 규탄하며, 헬덴 광장에서부터 구시가지를 둘러싸는 도로를 따라 행진을 벌였다.

그간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알려졌던 오스트리아는 올해 가을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연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에서 수만 인파가 모여 방역을 강화하려는 당국에 항의했다. 빅토리아주 당국은 주 총리에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무기한 긴급사태를 선언할 권한을 주는 등 방역과 관련해 당국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멜버른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더 이상 강제 접종은 싫다", "문제의 법안을 없애라"라고 외치며 시가지를 행진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 조치 재도입에 항의하는 시위가 3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경찰 추산 3만 5,0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시위는 초반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늦게부터 수백명의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자동차를 부수거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행위를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으며, 해당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왔고 일부는 체포되기도 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시위대는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제한조치 강화와 백신 접종완료·회복·음성 증명서, 백신 접종 의무화 움직임에 항의하며 행진했다. 시위대는 "자유를 위해 함께"라는 대형 현수막을 들고 "자유, 자유, 자유"라고 외쳤다.

독일의 현황도 다르지 않다. 다만 급진적인 항의 시위는 이뤄지지 않는 형태다.

독일은 현재 코로나19 4차 유행을 겪고 있다. 연방정부와 16개 주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미접종자의 식당, 술집 등 출입을 제한하는 계획에 합의했으며, 일부 주에서는 부분 봉쇄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각종 제한조치를 다시 적용하고 있다.

빌러 소장은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올해 겨울의 상황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시민들에게 대규모 모임과 실내 행사를 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아직 심각하게 타격을 받지 않은 주에서도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사람 간 접촉을 제한하는 조치가 감염자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빌러 소장은 백신 접종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백신 접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접촉을 제한하는 것도 감염자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RKI는 12∼59세 연령대의 최소 85%, 60세 이상의 9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독일 전체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비율은 68% 수준이다.

토마스 메르텐스 독일 예방접종위원장도 최근 한 독일 매체에 5차 유행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것이 얼마나 강력할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하고 부스터샷(예방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 접종)을 맞는지에 크게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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