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기 CK성모안과 대표원장
주천기 CK성모안과 대표원장

수정체는 눈의 검은자와 홍채 뒤에 있는 볼록한 렌즈 형태의 투명한 안구 조직이다. 눈의 주된 굴절기관인 수정체는 모양체소대에 의해 모양체에 연결돼 떠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돼 망막에 상을 맺게 되는데,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 빛이 원래 경로에서 벗어나는 산란현상이 일어나 망막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시야가 김이 서린 유리창처럼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이 발생한다.

백내장은 흔히 나이가 들면서 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백내장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1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이며, 원인도 노화만이 아닌 외상, 염증질환이나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 타질환 합병증 등으로 다양하다.

작년 말 이십대 초반 청년이 백내장 수술을 하러 내원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로 인해 스테로이드와 떨어질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 계속 시력이 나빠져 시력 교정을 위해 안과를 방문하였는데 스테로이드로 인해 백내장이 생겼다. 나이가 어리기도 했고, 백내장 수술을 할 단계가 아니므로, 스테로이드를 줄여가며 식이요법으로 관리를 하자고 당시 안과의가 이야기 했지만, 아토피로 인해 스테로이드를 멈출수 없었기에 결국 21살의 나이에 백내장 수술을 하게 됐다.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병원을 찾은 50대의 환자의 경우는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당뇨로 인한 망막 출혈 소견이 있었으나 망막 부위는 아직 큰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수정체 팽창으로 인한 백내장 수술이 더 필요해 내과와 협진으로 백내장 수술을 진행했다.

또 다른 내원환자는 평소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두통과 함께 눈의 통증도 심하게 느껴져 안과 진료를 본 결과 급성 녹내장이었다. 레이저 시술과 안약으로 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인한 수정체 상피세포의 손상이 보여 백내장 수술을 하게 되었다.

최근 30-40대 젊은 층에서 백내장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외상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으나 생활습관 변화로 당뇨환자의 증가나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 사용으로 인해 백내장이 더 빨리 생기고 있다. 스마트폰 등의 장시간 사용으로 인해 블루라이트나 자외선 노출 시간이 늘어난 것도 젊은 층 백내장 발생 증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외부보다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TV, 컴퓨터에 장시간 노출되기 쉬운 환경은 백내장은 물론 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내장은 발병초기에는 자각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다 질환이 진행 될수록 시력 장애를 겪는다. 백내장이 진행되면 수정체가 팽창하여 녹내장을 일으킬수 있고, 두통, 안통, 충혈 및 실명의 위험이 있는 심한 시력 장애를 겪게 된다. 특히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적절한 관리 없이 방심하고 있으면 어느날 갑자기 백내장이 찾아올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기적인 눈 검진을 통해 나의 눈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몸에 충분한 휴식을 주고 나를 관리하는 것은 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그만큼 지키기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가을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라도 나에게 휴식을 주는 것은 어떨까 싶다.

[주천기 CK성모안과 대표원장]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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