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가을장마를 지나면서 어느덧 무더위가 사라지고 시원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이 되면 '가을 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엄습해오는 외로움과 슬픈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 시즌엔 강아지와 고양이도 집사와 마찬가지로 표정이 어딘가 우울해보일 수 있다. 활발했던 반려동물이 하루종일 잠만 자거나 산책 조차 귀찮아하기도 한다.

강아지와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을을 타는 걸까? 건강의료전문미디어 매경헬스가 위혜진 위즈동물병원 원장에게 물었다.

 

댕냥이도 가을 탈까?

가을 타는 현상은 정신의학적 용어로 설명하면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이라고 한다. 봄이나 가을 등 특정 계절에 일시적으로 우울감과 활동 침체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가을철 계절성 우울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일조량 감소로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생성이 줄어드는 반면,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 분비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럼 강아지와 고양이도 계절성 우울증을 앓을 수 있는 걸까?

위 원장은 "햄스터와 풀쥐의 경우 계절성 우울증이 있다는 연구 데이터가 존재하나,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계절성 우울증이 있다는 명확한 데이터는 없다"며 "그러나 수의학계에서는 어떤 반려동물이든 계절의 영향이 분명 있음을 인정하는 상황"라고 설명했다.

 

왠지 가을 타는 듯한 댕냥이, 집사가 해줄 것은?

① 햇볕을 더 쬘 수 있게 해주기
강아지와 고양이가 햇볕을 더 쬘 수 있도록 커튼과 블라인드를 걷어준다. 사용하는 전용 방석이나 하우스 혹은 이동장을 창가에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자연 채광이 충분하지 않다면, 자연 태양광과 유사하게 만든 ‘인공 햇빛 램프’를 사용할 수 있다. 보통 하루에 45분 내외로 쬐어주면 된다.
 

② 산책 시켜주기
강아지의 경우 산책으로 얻는 혜택은 매우 많다. 먼저 산책중에는 실내엔 없는 다양한 냄새, 소리 등의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실내에만 있어서는 창문이 햇빛의 일정 파장을 차단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빛을 쐬는 것이 가장 좋다. 

추운 날씨더라도 일조량이 많은 시간에 꾸준히 산책을 시켜 주는 것이 좋다. 단, 강아지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시간과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만일 산책량을 늘이고 싶다면 2~4주에 5분 정도로 늘이자. 강아지의 건강 상태가 보행이 어려울 정도라면 안거나 유모차를 태우고 산책하는 것도 좋다.
 

③ 낮 동안에 활동할 수 있게 해주기
강아지의 경우 낮동안 더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앉아, 엎드려, 기다려 등 기초예절교육이나 장난감 던져 가져오기 등 보호자와의 상호작용 놀이도 추천된다. 

또한 보호자가 함께 놀아주는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장난감, 사료나 간식 등 먹을 것을 조금씩 어려 곳에 숨겨두고 찾게 하는 방법, 가지고 놀면 안에서 먹을 것이 흘러나오는 상호작용 장난감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 된다.

④ 유산균 꾸준히 급여하기
우울감을 감소시켜주는 세로토닌은 약 95% 이상이 장내 유산균이 생산한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영양소 '프리바이오틱스'와 함께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면 우울감 개선 뿐만 아니라 장 건강, 면역력 증가, 알러지 감소 등 다양한 효과도 볼 수 있다. 더불어 세로토닌은 ‘스트레스로 인한 과도한 식욕 증진’을 조절하는데도 효과가 있어 체중감량에도 도움된다.
 

⑤ 푹 잘 수 있게 도와주기
밤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조명을 낮추고 조용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다. 방석이나 하우스 등 반려동물이 평소 잘 때 사용하는 잠자리는 낮에 치워 두었다가 밤에만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계절성 우울증으로 착각하면 안 되는 질환

계절성 우울증은 계절적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앞과 같은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계절성 우울증과 증상이 유사하나 알고보면 치명적인 질환이 있다. 바로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이다.

위 원장은 "인지기능장애 증후군이 있는 반려동물은 낮과 밤이 바뀐 듯 낮에는 자다가 밤에 일어나서 돌아다니는 등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다가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초기에 동물병원을 방문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위 원장은 "반려동물은 보호자의 기분을 금세 눈치채고 영향받기도 한다"며 "보호자가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면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이를 개선코자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