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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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백내장 수술에 이어 가장 많이 실시되는 수술은 의외로 '치핵 수술'이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나쁜 생활습관으로 치핵 환자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치핵 및 항문주위정맥혈전증 환자는 63만9981명으로 지난 3년간 약 9만 명 정도 증가했다.

대항병원은 ‘우리는 대장항문질환 치료에 집중하겠다’는 일념으로 1990년 서울 반포에 ‘서울외과클리닉’을 열면서 시작, 31년동안 한 분야만 파는 전문병원으로서 신뢰를 쌓아왔다. 건강의료전문미디어 매경헬스가 이두한 대항병원 병원장을 만났다.

 

1. 코로나19 집콕 생활로 치질로 방문하는 환자가 늘었는지?

코로나19 이후 대장항문질환 환자의 유병률을 조사한 것은 없으며, 집콕했다고 치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집콕생활로 변비가 늘어날 수는 있다. 변비 예방을 위해 운동 활동이 중요한데 집콕생활로 신체 활동 및 운동 시간이 줄어들면 장연동운동이 안 되어 변비가 되기 쉽다. 또한 집에서 주로 먹는 간식도 대부분 섬유질이 부족하다. 방역을 위한 집콕은 어쩔 수 없지만 꼭 규칙적 운동을 해주시길 당부한다. 식사도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2. 최근 변실금에 관심 갖고 연구하신다고 들었다. 변실금 치료는 어디까지 발전됐나?

변실금은 대장항문분야에서 가장 해결이 어려운 분야다. 60대 이상 여성에게 많으며 외출을 못하게 되는 등 노후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변실금은 크게 2가지 원인이 있다. 임신출산, 치루, 항문수술, 사고로 인한 괄약근 손상. 신경손상으로 인한 근육 악화다. 특히 변기 위에서 오랫동안 힘을 주는 것이 장기화되면 근육이 약해져 변실금이 될 확률이 높다. 변비가 해로운 이유가 이것이다.

전자 괄약근 손상은 수술로 교정하면 되지만, 후자는 쉽지 않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라고 항문근육 강화 훈련이 가장 효과적이다. 엉덩이에 바늘침 꽂아넣어 전기자극을 하는 ‘천골신경자극법’은 비싼 비용에 비해 효과는 확실치 않다. 바늘침을 살 속에 심어야 하는 침습적 방식도 단점이다.

변실금이 약으로 해결될 수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세상에 근육 강화 약은 없다. 특히 물변이 참기가 어려운데 약으로 인위적으로 딱딱한 변을 만들어 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평소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해야 묽은변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줄기세포에 의한 근육 신경세포 재생이 실현되지 않는 한 변실금의 근본적 해결은 어려울 것 같다.

 

3. 치질치료에 대한 대표적 오해로 무엇이 있나?

첫 번째, 치질 수술시 통증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치질수술은 다른 부위 수술과 다를 바가 없지만 수술 부위에서 변이 나온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수많은 세균과 매운 음식 찌꺼기를 포함한 변이 수술 부위에 묻으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술기 발전, 진통제, 약물투여로 예전보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줄었다. 환자 10명 중 8~9명은 수술 후 생각보다 괜찮다고 한다. 또한 실제 수술부위에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100명 중 1명도 채 안 된다. 항문 내 면역 기능이 의외로 좋아서 타 부위에 비해 감염이 덜하다.

수술이 두려워 약으로만 해결하려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바르는 약, 좌약은 통증, 출혈, 붓기 증상 완화 효과만 있지 근본적으로 치질 조직을 줄이지는 못한다.

두 번째, 치질 치료해도 재발하지 않냐는 것이다. 치핵을 수술로 철저히 제거할 시 재발률은 1% 미만이다. 그러나 일부 불분명한 치료법으로 치핵의 일부만 제거 시 재발할 수 있다.

세 번째, 수술 잘못하면 괄약근이 다 망가져 변이 줄줄 새는 변실금이 온다는 오해다. 의사 입장에서 괄약근과 치핵은 구분이 쉬운 부위로 당연히 수술 시 치핵만 제거하고 괄약근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치루의 경우 치료 중 어쩔 수 없이 괄약근을 건드릴 수 있다. 괄약근 손상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수술 계획을 잡는다.

 

4. 치질 수술이 정말 필요한 환자의 특징은?

치질은 죽는 병은 아니나 불편한 질환이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치료한다. 수술 기준은 의학책에 나오는 잣대를 다 들이댈 순 없다. 환자 자신이 얼마나 불편한지, 이 불편함을 없애고 싶은지 여부에 따라 수술을 결정하면 된다. 일반적으로는 치질이 밖으로 나오거나, 출혈이 약을 써도 멈추지 않거나, 병변부위가 자꾸 부어올라 생활에 지장을 줄 때 수술한다. 치질 증상이 약해도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수술 해야 한다.

 

이두한 대항병원 병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취득

2018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전문병원 발전 기여)

EBS 항문질환 ‘명의’ 선정

(전)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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