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증과 (경)조증이 번갈아 나타나
조울증, 만성질환처럼 관리 필요
재발율 높아 꾸준한 약물 치료가 중요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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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울증이 아닌 양극성장애(조울증)일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하태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모든 양극성장애 환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상당 비율의 환자들이 계절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적으로도 계절이 바뀔때 우울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양극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봄철 조울증 치료 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양극성 장애는 크게 양극성 I형 장애와 양극성 II형 장애로 나뉜다. I형 장애의 경우 조증삽화(manic episode) 양상이 명확해 진단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II형 장애의 경우는 다르다. 반복적인 우울삽화에 경조증삽화(hypomanic episode)가 있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문제는 두 타입 모두 조증 기간보다 우울증 기간이 훨씬 길다. 특히 양극성 II형 장애의 경우 경조증 기간보다 우울한 기간이 수십 배 이상 길다. 그래서 대부분 우울증으로 오진 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조울증 환자의 70% 정도가 단순 우울증으로 진단 받는다고 한다. 

하 교수는 "면밀한 병력조사와 관찰이 없으면 양극성 II형 장애는 재발이 반복되는 우울증으로 보이기 쉽다"면서 "양극성 II형 장애는 우울증상이 주요 증상이고 재발성으로 가장 오래 지속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다른 질병이다. 치료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처방되는 약물도 달라 올바른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 교수는 "우울증에는 항우울제를 처방하고, 양극성장애는 기분조절제를 사용한다"며 "양극성장애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 조증이나 경조증을 경험하거나 기분의 기복이 더 심해지는 등 부정적인 치료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울증은 우울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목표다. 우울증은 초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높지만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렵고 재발 위험성도 높아진다.

양극성장애는 조증과 울증 두 감정을 일정한 범위 내로 안정화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재발이 쉬워 만성질환 처럼 꾸준한 관리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일상 생활에 문제없다. 

하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약물은 뇌를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유지해주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는 운동, 인내력, 성실성, 강인한 정신력 등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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