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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개원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호흡기 질환 치료를 다루는 이비인후과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대유행 전부터 신속히 대처하여 추가 확산 피해를 막고 환자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병원이 있다. 바로 ‘하나이비인후과’다.

하나이비인후과는 국내 2개소 존재하는 이비인후과 전문병원 중 하나로 올해 개원 26주년을 맞았다.

서울 역삼동의 하나이비인후과 본원에 들어서자 푸른 방역복 차림의 주차 직원이 보였다. 의료진은 물론 시설관리직원까지 최전선에서 외부인을 접하는 사람은 모두 방역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방역을 위해 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미팅룸에서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병원장을 만났다. 

 

코로나19로 개원가 타격이 크다. 코로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우리는 아직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였던 작년 1월 28일부터 전직원 비상체제로 전환, 전직원 긴급 대화방을 통해 코로나19 상황과 대응지침을 공유해왔다. 당시 정부와 언론도 코로나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일부 전문가만 팬데믹을 경고했던 상황에서 원장단들은 대확산 조짐을 예측했다.

비상체제 전환 뒤 경영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인내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줬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 의료진용 마스크와 보호장구의 품귀를 예측하고 사전에 충분히 확보한 것도 이후 큰 도움이 됐다. 우리 병원의 대처가 가장 앞서갔다고 자신한다.

현재까지 우리 병원에 확진자 12명이 14번이나 다녀갔는데 직원 전수검사결과 전원 음성이 나왔다. 역학조사 후 철저히 방역수칙을 준수했기에 한 번도 직원 격리나 병원 폐쇄는 없었다.

이후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국민 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우리 직원들은 작년 3월부터 매일 아침 8시마다 온라인 문진표를 작성, 이상 여부를 체크하며 항상 긴장된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환자 중심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국내 트렌드 변화 선도

‘환자 중심의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모토를 내걸고 스승과 함께 95년 개원했다. 기존 대학병원의 병원중심, 의사중심의 진료 서비스를 우리는 ‘환자중심’으로 제공코자 했다. 

95년 국내 이비인후과 업계에서 처음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비디오 설명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사는 환자가 자신의 귀, 코, 목 속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충분한 설명을 제공, 환자 동의 하에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이는 이전에 일본 가미오 기념병원을 견학하면서 벤치마킹 한 것이다. 환자에게 귀 내부를 촬영해 보여주며 설명하는 “인폼드 콘텐츠(informed contents)”에 충격을 받았다. 당시 의사만 볼 수 있던 질환 상태를 환자가 본인의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대한민국 이비인후과 병원계의 풍경이 바뀌었다. 현재 다른 병원도 이 시스템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축농증 내시경 수술, 코골이 레이저 수술, 알레르기 비염 레이저 수술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환자가 가능한한 병원에 한번만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 원스톱 시스템도 우리의 장점이다. 
 

까다로운 조건을 뚫고 4기 연속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으로 지정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선도적 비디오시스템, 수술기법, 철저한 질 관리가 지금까지 환자와의 신뢰를 지켜온 원동력이 됐다.

요즘은 환자들이 똑똑해져서 한 병원에서 CT찍으면 복사 요청해서 다른 병원서 2차 소견을 받아온다. 그만큼 치료 결과도 만족스러워야 하며, 병원이 무리하지 않고 정확히 처방해야 한다. 우리 병원 선생님들은 수술 안 해도 되는 케이스는 수술을 권하지 않고 있다. 의사로서 옹색해지는 상황이 되지 않게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믿는다. 수익은 신뢰를 잃지 않으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나는 의사선생님 신규 채용 시 면접에서 두 가지를 부탁한다. ‘주인의식 갖고 해달라’와 ‘환자를 가족같이 생각해라’다. 환자가 내 가족이라면 절대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전문병원 제도에 대해 정부에게 제언할 점이 있다면?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은 기준이 까다롭고 진입장벽이 높다. 둘 다 국가에서 질관리를 잘 하고 성공한 모델이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은 그에 맞는 수가가 있다. 그에 반해 전문병원은 일반 병원보다 투자를 많이 하고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질을 잘 유지하고 인증도 받았지만 그에 대한 보상, 수가가 미흡하다. 전문병원의 노력만큼 정부에서 합당하게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병원 운영 계획은?

지난 1년 동안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왔다. 우리 병원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스마트병원”을 구상하고 있다. 환자의 동의서 사인, 안내, 진료비 지불 등 과정에서 일어나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병원 진료 시 의사의 설명이 한번 듣고 사라져 환자가 기억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진료 상담, 서약서, 입원 설명 등을 버추얼 콘텐츠로 만들어서 환자에게 모바일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퇴원 후 약 복용, 관리도 언택트 시스템을 만들겠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병원장

(현)대한이비인후과학회 감사

(현)대한전문병원협의회 부회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일본 독협의과대학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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