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0년 2만8162명에서 2019년 4만6681명으로 10년 새 약 1.7배 증가했고, 크론병 환자도 1만2234명에서 2만4133명으로 2배나 늘었다. 대장암은 2018년 기준 2만7909명으로 전체 암종 중 4번째로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장 관련 질환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불규칙적이고 서구화된 식습관이 꼽힌다.

■ 장 건강이 온몸의 건강을 좌우한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통해 일찍이 장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세계를 바꿀 세 가지 중 하나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지목했다. 미생물(microbiota)과 유전정보(genome)를 합친 말로 체내 100조 개의 미생물과 그에 대한 유전정보를 일컫는데, 그중 95% 이상이 장에 살고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이 암과 비만, 치매, 우울증, 알레르기 등 다양한 질환과 면역체계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밝혀졌다. 건강한 장과 장내 미생물 환경을 지켜야 할 이유다.

■ 장 건강을 '망치는' 식품들

매운 음식, 카페인 등은 장 점막을 자극하고 가공식품 속 식품첨가물과 술, 튀김류 등은 장내 염증을 악화시킨다. 지방이 많은 부위나 조리법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및 유익균의 숫자를 감소시킨다. 육류를 햄, 소시지 등으로 가공하거나 직화구이 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도정이 된 밀가루나 쌀밥, 빵, 면 등에는 식이섬유가 적어 유해물질이 장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부족해져 이로 인해 장 점막을 느슨하게 만든다. 음료나 소스 등에 단맛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 액상과당은 장점막을 약하게 만들고 유익균의 형성을 저해한다. 과식이나 폭식 등 불규칙한 식습관 역시 장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다.

장 건강을 '돕는' 식품들

김치나 요거트, 장류 등의 발효식품은 유익균을 포함한 다양한 장내 미생물의 환경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리류나 견과류, 다크초콜릿 등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염증을 감소시킨다. 육류의 지방질은 좋지 않지만 100g 이내의 살코기는 생선, 달걀, 콩 등과 함께 장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공급한다. 도정이 덜 된 통곡물이나 껍질, 씨앗, 뿌리째 먹는 야채나 해조류 등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장까지 내려가 미생물의 먹이가 되며 이를 통해 장 점막을 회복·보존하고 장내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올리고당은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유해균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지닌다.

(데이터 제공=닥터키친)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