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으로 넘기세요

신장암은 환자 수와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종 중 하나다. 1999년 1,420명에 불과하던 환자 수가 2017년에는 5,299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고, 10만 명당 3명에 그치던 발생률도 2017년에는 3배 이상 늘어나 10.3명을 기록했다.

초기 신장암은 5년 생존율이 96.9%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전이성 신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2.1%로 급격히 떨어진다. 고유한 증상이나 소견이 없고 다른 암들처럼 초기에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는 탓에 이미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신장암 치료에 인터페론α 등의 요법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효과가 극히 일부 환자에서만 나타나고 부작용도 상당해 생존율 연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후 등장한 표적치료제는 독성의 발생을 낮추고 치료 반응률을 높였지만 6~12개월 후에는 내성이 생겨 장기적인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고위험군에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장기간 복용 시 만성 부작용이 생긴다는 단점도 있다.

신장암 치료의 판도를 바꾼 것은 면역항암제다. 최근 기존 치료제 대비 반응률 개선과 전체 생존율 연장 효과를 입증한 두 면역항암제(옵디보-여보이)의 병용요법이 등장했는데, 4년 장기 추적 결과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중간 및 고위험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48.1개월로 표적치료제(26.6개월)와 비교해 유의한 생존율 연장 효과를 보였다. 완전 반응률 또한 10.4%로 표적치료제(1.4%)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실제로 면역항암제간 병용요법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전이성 신세포암의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효과를 인정받아 2018년부터 식약처 허가 아래 중간 혹은 고위험 진행성 신세포암의 1차 치료 옵션으로 사용돼오고 있다.

두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신장암 치료의 궁극적 목표인 생존기간 연장에 있어 기존 치료제 대비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된 만큼 신장암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급여를 포함해 치료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의료자문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