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희 서울대학교 수의학 박사
조선희 서울대학교 수의학 박사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확산세가 올해도 무섭게 지속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지정한 관리대상 질병이며, 발생시 의무적으로 OIE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상주, 영암, 여주, 음성, 나주, 장성 등지로 계속 확산되며 12월 16일 기준 16개 농가에서 발생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HPAI의 발생농장을 포함해 반경 3km 내 사육 가금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 10km 내에는 전수 검사와 30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강력한 수준의 살처분 정책으로 필요이상의 경제적 손실 및 실질적 방역효과에 대한 효율성 문제, 동물윤리 문제 등으로 일선 농가 및 축산단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HPAI의 확대가 우려되는 심각단계에서는 국가에서 보유 중인 HPAI 항원뱅크를 이용한 백신 접종이 행동지침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에서 보유한 항원뱅크는 AI (Avian Influenza) 바이러스 자체를 불활화한 것으로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간의 구별이 어렵다. 백신과 자연감염의 구별이 안되면 백신 접종한 동물을 모두 살처분 해야만 AI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백신접종도 직접 주사로만 가능해서 사육수수가 많고 사육기간 짧은 육계에는 적용이 어렵다.

최근 국내 백신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바이오포아에서 백신과 자연감염의 구별이 가능하고, 분무나 음수와 같은 대량접종이 가능한 생독 벡터 백신 (Vector vaccine)을 연구 개발해 필요 시 즉시 상용화가 가능하다. 바이오포아가 개발한 백신은 옥스포드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침팬치아데노바이러스로 만든 코로나-19 백신처럼 바이러스 전달체를 이용한 벡터 백신이다. 현재 모든 닭에서 여러차례 백신으로 접종 중인 뉴캣슬병바이러스(NDV)를 전달체로 하여 AI 항원을 탑재한 벡터(vector) 백신으로 생백신 혹은 사독백신으로 모두 활용 가능하다.

분무용 생백신으로 활용하면 현재 채택중인 항원뱅크의 1/10이하의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며 접종도 용이하고 빠른 항체형성이 가능하다. 또한 백신과 자연감염간의 구별이 가능하여 백신을 접종하여도 3~6개월이면 AI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자연 감염 과의 구별이 가능한 백신은 백신 접종 후에도 지속적인 예찰 활동이 가능하므로 AI상재화가 될 우려가 없다. 또한, 백신 접종한 동물은 감염되어도 바이러스의 배출을 99%이상 감소시켜 전파가능성과 돌연 변이로 인한 인체 감염 확률도 낮춰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관련 학회와 수의사단체, 양계수의사협회, 지방자치단체, 사육농가 등에서 백신 사용을 계속 건의하고 있으나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몇 해 전 구제역 발생으로 많은 피해가 생겼을 때 긴급사용승인으로 구제역백신을 사용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잘 관리되고 있고, 곧 다시 청정국 지위 회복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고병원성AI도 여러 유관단체와 기관의 뜻을 모아 정부의 검토가 신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조선희 서울대학교 수의학 박사 / 바이오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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