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폐암검진 검진 시스템 단독 공급
독일, 유럽 폐암검진 프로젝트까지 수주

국내 암 사망률 1위 폐암.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환자의 절반가량이 4기 전이성 폐암으로 진단받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폐암 조기 검진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의료계와 관련 기관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

폐질환 검출의 핵심 장비는 저선량 CT다. 하지만 표준선량 CT대비 해상도가 낮고 노이즈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저선량 CT의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보조 진단 필요성이 대두됐고 관련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폐암진단 솔루션 개발에 있어 독보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바로 코어라인소프트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자사 폐암검진 솔루션 ‘AVIEW LCS’의 완성도와 성과를 인정받아 4년 연속 국가 폐암검진의 검진 시스템을 단독 공급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유럽 의료계의 신뢰를 얻어 독일, 유럽 폐암검진 프로젝트까지 수주, K검진을 선도하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의 제품은 폐암, COPD,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흉부를 넘어 전신 진단까지 확장 중이다. 건강의료전문미디어 매경헬스가 코어라인소프트 김진국 대표를 만나봤다.

-  AI의료영상분야에 도전한 계기는?

2001년 KAIST 랩벤처로 현재의 공동 대표, CTO와 함께 의료 영상 솔루션을 연구했다. 이후 주요 기업에서 연구 개발, 기획, 해외 사업에 이르는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12년 의료 영상 솔루션 전문 개발을 위해 코어라인소프트를 설립, 폐암과 COPD 등 폐 관련 질환을 중심으로 몰입했다.

본격 AI 기술 도입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2016년 알파고가 등장하면서다. 당시 우리가 개발하던 영상분석SW는 의료영상을 분석하여 질병의 조기 진단과 분류가 가능했다. 그러나 영상처리 알고리즘의 한계로 인해 자동화에 어려움이 있었고, 수정을 위한 수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이때 AI 기술로 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새로 개발, 돌파구를 찾아냈다.

이렇게 개발된 AI기반 제품들을 앞으로 진단뿐 아니라 환자 분류, 치료, 수술 계획 수립, 치료 결과의 예후 예측 등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 국내 AI의료기기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단계지만 스타트업에서 대기업까지 진출해있다. 이같은 구도에서 코어라인 소프트가 가진 강점은?

우리의 대표적인 강점은 ▲의료 산업의 이해와 경험에 바탕한 AI 기술 적용, ▲3D 영상 기술, ▲제품간의 연계와 확장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AI의료라고 했을 때, AI의 시각으로 의료를 바라보는 것과 의료의 시각으로 AI를 바라보는 것은 다르다. 의료 전체 환경을 이해하고 있으면서 필요한 부분에 AI의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 해결 방법과 영향력을 좌우한다. 저희는 CE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이 의료 SW 개발 및 관련 산업의 경력을 보유한 만큼 누구보다 의료 현장의 상황과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의료 환경에서 AI 기술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사용자 친화적 SW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우리는 3D 영상에 대한 AI 솔루션과 경험으로 의료 영상의 민감도 및 정확도를 확보했다. 2D와 3D는 AI 네트워크 구조 및 학습 방법뿐 아니라, 정답 생성의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심장, 폐 등의 복잡한 구조물이 있는 흉부의 3D 영상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들은 기존 2D 영상용 AI 기술들에 비해 복잡하고 노하우가 중요한 부분이다. 해당 기술들이 적용된 SW들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의료시장 진입과 확대를 이해서는 단일 제품이 아닌 각 제품의 연계와 확장이 중요하다. 우리는 폐질환, 심질환 제품을 포함해 흉부 제품들을 아우르며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 경쟁사를 뚫고 국가 폐암 검진사업 공식 SW 로 등극한 배경은?

저희는 오랜 시간동안 의료 업계에서 기술력을 쌓으며 폐 관련 영상 분석에 대한 인지도가 있었다. 이로써 2015년 각 분야의 관계자들과 폐암검진 프로젝트를 도모해, 연구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17년 폐암검진 시범사업 때부터 영상판독과 진단 소프트웨어를 단독으로 구축해 올해로 4년째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검진에 사용되는 제품은 ‘AVIEW LCS(AVIEW Lung Cancer Screening)’로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조기 폐암으로 진행 가능성이 있는 결절을 판독해 내는 원리다.

또한, 체계적인 질관리를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폐암 검진을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단일 SW를 통해 평가하는 질관리 프로세스를 구현한 최초의 사례로, 이후 유럽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AI 기반의 검진 솔루션과 클라우드 기술을 조합하며 저희만의 경쟁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의료 환경을 경험하며 문제를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저희는 고객이 인지하고 있지 못한 문제를 먼저 발견해서 해결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장기적으로 의료 시장을 리드하는 하나의 솔루션이자 새로운 플랫폼이 되어가는 것이 목표다.

 

- 현재 독일 Hanse Project와 유럽 4-IN THE LUNG RUN의 SW 공급업체다. 해외 경쟁사를 뚫고 코어라인소프트와 같은 한국 기업이 선정될 수 있던 비결은?

돌아보면 기술력, 레퍼런스, 그리고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먼저 국내에서 폐암검진 시범사업을 진행해온 경험이 해외 사업의 신뢰를 얻는 큰 역할을 했다.

유럽 최대 폐암검진 프로젝트인 4-IN THE LUNG RUN과 독일 Hanse Project 모두 다기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책임자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경쟁사와의 비교는 물론 제품에 대한 분석과 평판, 해당 병원 방문 시연과 시범 설치 운영, 프로젝트 진행 능력에 있어 장기간에 걸쳐 평가가 된다. 독일, 네덜란드 두 나라 모두 의료분야 선진국이고, 지멘스와 필립스라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를 포함해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많다. 그럼에도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의 제품이 선택되었다는 것은 독보적 기술과 국가적 레퍼런스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타이밍을 위한 '준비된' 과정이다. 2018년 말부터 영상의학 관련 전시회에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다양한 글로벌 전시를 참가했다. 이로써 유럽과 중국 학회에서 각각 프로젝트를 진행할 의사들을 만나게 되었다.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준비된 상태에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분석과 레퍼런스 확보 그리고 프로젝트 제안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사업은 타이밍이라고 한다. 좋은 운은 언제 올지 모르지만 언제와도 가능하게 준비된 상태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국내 대형병원에서 딥러닝 기반 코로나19 여부 진단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코어라인소프트도 코로나19 분석 관련해 진출 계획이 있는지?

코로나19를 조기에 발견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저희가 보유한 텍스쳐 분석기술을 이용해 초기 바이러스 감염 여부 및 이후 검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폐질환 의료영상 분석 외에 다른 부위 질환 분석으로 진출 계획은?

폐 질환에서 심장 질환을 아우르고, 나아가 암 질환을 포함해 모든 진단을 분석 및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완성되고 있다.

올해 선보였던 클라우드 기반의 연구용 플랫폼 에이뷰 리서치(AVIEW Research)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구 목적과 환자 상태 등에 따라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SW 형태의 솔루션이다. 향후에도 다양한 질환 및 사용 환경에 따른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며, 이로써 글로벌 AI 의료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 앞으로 AI가 의료업계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의료 서비스에는 지속적으로 업무 과중이 발생하는 지점이 있고, 영상 검사가 급증함에 따라 의료진이 번아웃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반복 업무를 AI가 줄여준다면 전문의는 보다 많은 시간을 진단에 집중할 수 있다. AI는 희귀한 증상이나 전문 분야가 아닌 환자에 대해 참고할 의견을 내줄 ‘동료’의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대도시로 의료진이 집중되는 지역간 편차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응급실에서는 더 급한 환자를 선별하여, 치료 순서를 조정할 수도 있다. 이렇듯 의료서비스의 전반적 질을 향상시키며, 효율과 품질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AI는 주체가 아니지만 주체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동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폐암 검진 솔루션을 사용하시는 한 영상의학 교수님은 환자에게 “저 말고 한 사람 더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한다. 수십 년간 한 분야의 전문의로서 처음 만난 AI에 대해 신뢰가 높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품을 사용하면서 인식이 변했고 이제는 든든한 동료가 생긴 기분을 느끼게 됐다. 폐암 검진 솔루션이 어시스트인 줄 알았는데 파트너가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AI는 현재로도, 앞으로도 스마트한 도구가 될 것이며 영향력도 강화될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것이다. AI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를 이용하는 사람이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
인피니트 헬스케어 연구개발 이사
메비시스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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