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서 온 몸의 장기로 혈액을 보내는 고속도로 ‘대동맥’. 그러나 대동맥 직경이 서서히 확장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를 ‘대동맥류’ 또는 ‘대동맥 확장증’이라고 한다. 고령, 고혈압 등으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오거나, 유전 질환으로 인해 대동맥 벽이 약해진 탓이다.

대동맥 확장증 75%는 복부 대동맥에 발생하는 ‘복부대동맥류’이며, 나머지 25%는 흉부 대동맥에서 발생한다. 제 때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 시 대동맥 파열, 대동맥 박리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동맥류가 심장에서 대동맥이 시작되는 2~3cm 길이의 부위 ‘대동맥 근부’에 생길 경우 더 위험하다. 심장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시작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대동맥 근부에 동맥 파열이나 대동맥 박리가 발생할 경우 급사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대동맥 판막 주위 조직도 함께 늘어나 판막 역류증으로 인한 심장 기능 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

조상호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동맥류가 파열되면 80%는 급사하고 살아남은 20% 환자의 절반 이상도 병원 도착 전 사망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동맥 확장증이 아무런 증상이 없어 수년간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동맥 확장증 가족력, 65세 이상의 연령, 흡연력, 고혈압 또는 당뇨 등의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정기검진을 통해 대동맥 이상을 미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맥 근부 확장증은 ‘마르팡 증후군’ 또는 또는 이엽성 대동맥 판막증을 가진 환자에서 잘 동반된다. 마르팡 증후군은 유병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유전질환으로, 대동맥 확장증 유병율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동맥 확장증 검사는 발생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조 교수는 “가장 흔한 부위인 복부대동맥류 같은 경우 고위험군이라면 복부초음파 또는 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며 “대동맥 근부 확장증의 경우 심장초음파 또는 흉부CT를 통해 무증상인 경우에도 조기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단 늘어난 대동맥은 약물치료로 되돌릴 수 없다. 영상 검사를 토대로 확장된 부위의 최대 직경을 측정하여 심한 경우 스텐트 삽입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특히 대동맥 근부를 포함한 상행 대동맥은 증상이 없어도 직경이 5.5cm 이상으로 늘어나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수술을 고려한다

대동맥 근부 확장증의 경우 판막과 근부를 함께 교체하는 ‘벤탈 수술’이 시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판막 기능은 보존하면서 확장된 근부를 치환하는 ‘판막 보존형 근부치환술’이 많이 시행된다. 벤탈수술을 받은 환자는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나, 근부치환술은 항응고제의 부작용에서 자유롭고 수술 후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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