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백혈병의 일종으로 혈액 속에서 성숙한 림프구가 크게 증가하는 질병이다.별혈구의 일종인 림프구가 성숙한 단계에서 종양으로 변하고, 골수 내에 과도하게 증식해 정상적인 혈액세포의 생산을 방해한다. 대체로 진행이 느리고 치료 저항성으로 재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환자의 약 5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차 치료제 저항성으로 치료에 실패한 환자 전체 생존율은 10~19개월로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진단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나타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매년 국내에서 새롭게 진단되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는 약 120~130명대로 추정된다. 국내 만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치료받은 환자수는 2019년 기준 1,461명으로 이다. 60대 이상 환자는 1,911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2%를 차지하며 성별 비율은 남자(59%)가 여자(41%)보다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내과 윤성수 교수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매년 환자 수는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꾸준히 120명 이상의 신환이 발생하는데, 최근 우리나라가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진료실에서 피부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었지만 현재 다양한 치료제 허가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는 기본적인 초기 치료로 화학면역요법, 재발 또는 불응 시 경구제 그리고 조혈모세포이식 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계획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진행된다.

고령 환자에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반복적인 재발은 독성이 심한 항암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에 최초 치료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고령환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과 순응도를 갖춘 초기 치료제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강조한다. 하지만 현재 독성이 높은 화학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고령층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많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급여가 적용된 1차 치료제로는 클로람부실(chlorambucil) 기반요법, 플루다라빈(fludarabine) 기반 요법, 벤다무스틴(bendamustine) 단독요법 등이 있다. 그러나 동반질환, 유전학적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낮아 추천되지 않는다.

올해 초 만성림프구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이브루티닙은 나이, 건강상태, 유전자 변이 여부에 관계없이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미국 국립 종합 암센터 네트워크, NCCN) 하지만 아직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환자들이 섣불리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는 하루 3캡슐을 복용한다. 한달(30일) 기준 비급여의 경우 약 520만원이다. 급여를 받을 경우 해당 금액의 5%인 약 26만원을 약제비로 부담하게 된다.

윤성수 교수는 “최근 의학계의 노력으로 국내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환경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초기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부재해 환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루 빨리 환자들이 경제적인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넓은 치료옵션이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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