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헬스가 소개하는 마음 진료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범불안장애

포스트(Post) 코로나를 지나 위드(With) 코로나 시대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고,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멘탈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몸이 불편하면 병원을 찾듯이 마음이 불편해도 병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건강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양쪽 모두 신경 써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스스로 평정심 유지가 어렵고 '희노애락' 감정 기복이 심하다면 관심을 두고 이 글을 읽길 권한다. 비이성적 사고와 침투적 사고에서 헤어나기 힘들때. 극단적 마음을 떨쳐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증상별 소개와 해법을 매경헬스가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 = 게티이미지 제공)
(사진 = 게티이미지 제공)

# 최 모씨(25세 취업준비생, 서울 중구) "늘 불안해요. 취직은 될 지. 취직된 후 이 직업이 없어지진 않을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매사 너무 조심스럽구 불편해요.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요"

# 박 모씨(31세 주부, 서울 강남구) "코로나 이후 부쩍 불안감이 높아졌어요. 가끔 숨이 막히기도 하고 잠을 자다가 숨이 막혀 깨기도 해요. "

코로나19의 유례없는 상황속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호소한다. 10대 청소년부터 60~70대 노년까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건강에 대한 불안도 있겠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불안감도 크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맏물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까지 생겨난다. 사회 변화 속도도 한 몫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에 숨막혀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 늘 불안에 떨고 있는 나, 특별한 이유도 동기도 없는데...

가족이 사고를 당하면 어떡하지. 주변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내가 하고 있는 공부(일)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내가 다니는 회사가 망하면 어떡하지. 남자(여자)친구가 나를 떠나면 어떡하지. 우리나라에 전쟁이 나는 건 아닐까. 출근하는데 차가 고장나면 어떡하지. 내가 산 옷이 나한테 어울리지 않으면 어떡하지. 

위의 고민들은 범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 호소하는 근심의 일부이다. 이들은  자신이나 지인들에게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실제보다 높게 생각하거나, 사건의 위험성을 너무 크게 평가하여 고통을 받으며 이러한 느낌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불안은 다가오는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게 하는 신호 같은 것(Signal anxiety)이다. 그래서 정상적인 불안은 오히려 도움이 되는 감정이라고 정신과 의사들은 설명한다.

문제는 비정상적 불안, 과도한불안, 도움이 안되는 불안들이다. 범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걱정을 하거나 고통을 받으며, 나쁜 불안으로 진행된다. 걱정의 심각도, 빈도 또는 지속 기간이 실제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나타나며 시시때때로 바뀌는 다양한 범위와 주제의 불안감을 경험한다. 

신체 증상도 동반된다. 뒷목이 당기듯이 아픈 긴장성 두통, 손떨림, 발한, 어지러움, 타는 듯한 갈증,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른병이나 질환으로 오인해 타과 진료 후 이상 없다는 소견을 듣고 정신건강의학과로 오는 환자들이 많은 이유다. 

만성적인 불안은 과도한 걱정으로 전이되고, 또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지경까지 이어진다. 뇌는 부정형을 인식하지 못해 불안한 생각을 안해야지 하면서도 그 생각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애초 그런 사고로 들어가지 않던가 바로 빠져 나와야 하지만 범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말처럼 쉽지않다. 더욱 침투적 사고로 빠져들어 괴로움을 느낀다.

범불안장애 환자가 걱정하는 내용에는 제한이 없다. 일어날 수 있는 세상의 사건들이 모두 주제가 될 수 있다. 요즘처럼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선 건강이 가장 큰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불안장애 중 건강염려증은 단골 메뉴다. 건강염려증은 강박적인 사고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가족에 대한 걱정, 직업, 재정, 불확실한 미래, 인간관계 등 여러 범위로 불안감이 교차되거나 가중된다. 그래서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eder)를  부동불안(Free Floating Anxiety)이라 하기도 한다.

◆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 진단 및 치료

사회 변화속도가 빠르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현대인들의 마음속은 불안감이 내재돼 있다.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대해 불안해 하고 걱정한다. 평소와 다르게 쉽게 지치고, 집중력 저하, 근육 긴장,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불안과 함께 나타나면 범불안장애로 진단이 가능하다.

과도한 걱정이 범불안장애의 전형이다. 기간도 중요하다. 근심걱정에 며칠 정도 밤잠을 설친다고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적어도 6개월 이상 오래 지속되는, 즉 만성적인 것이 특징이다. 불안과 근심걱정에 짓눌려 삶의 질과 기능이 떨어졌는가도  중요하다.

평소 마음에 여유를 갖고, 심호흡도 간간히 하고, 근육의 이완도 도움이 된다. 작은 일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운동도 도움이 된다.

다만 범불안장애가 아닌 정상인들의 경우다. 일단 범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라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진료 예약해 적절한 약물과 상담 치료로 삶의 질을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불안의 양상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다. 불안장애(Axiety disorder)는 공황장애(Panic disoder), 광장공포증(Agoraphobia),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der), 특정공포증(Specific phobia: 비행공포증, 고소공포증, 폐소공포증) 등 여러형태로 나타난다.

◆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지지치료 등 상담요법과 약물치료 등 다양

범불안장애의 치료에 사용되는 상담기법들로는 반복적이고 뿌리깊은 부정적 생각들을 수정해서 불인으로 치닫는 것을 막아주는 인지치료, 불안에 직면하게 하고 건강한 행동들을 강화시키는 행동치료, 내면의 약한 자아가 지지와 도움을 받아 건강한 의사결정과 감정경험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지지치료 등이 있다. 

불안을 유발하는 대상에 대해 회피하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과도하고 불필요한 회피행동들은 불안을 악화시킬 뿐이다. 이런 근심걱정들과 맞부딪히며 직면하는 삶으로의 변화과정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만만치 않은 길이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상민 원장은 "약물치료는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장기간 복용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항불안제보다는 치료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더라도 의존성이 없는 것을 선택한다"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세로토닌-노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Serotonin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부스피론(Buspirone) 등의 약물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연세필 정신건강네트워크 이상민 공동대표

(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상민 원장
항공전문의사(AME: Aviation Medical Examiner)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외래부교수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부회장
한국항공우주의학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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