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임산부가 임신 중 성생활에 대해 조심스러워한다. 태아에게 자극을 주거나 조산, 유산 등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임신 중 성관계가 금기는 아니다. 올바른 상식을 인지하고 따르면 임산부의 안정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다. 임신 초, 중, 후기 별로 어떻게 성생활을 누려야 하는지 알아보자.

◆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임신 초기’
임신 초기에는 태반이 제대로 자리 잡은 상태가 아닌 자궁 내막이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무리한 성관계를 하면 자궁수축을 유발해 질 출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유산의 위험이 높으므로 후배위나 여상 상위 등 성기가 깊이 삽입되는 자세는 자궁경부를 심하게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 성생활을 되도록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 초기에 유산 경험이 있거나 임신 중 출혈이 있는 경우, 조산한 경험이 있는 경우, 외부 병원균에 감염됐을 경우, 골반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양수가 터지거나 새는 경우, 자궁경부가 짧은 경우, 다태아인 경우이다.

◆ 안정된 성생활이 가능한 ‘임신 중기’
임신 4개월인 중기에 들어서면 태반이 완성돼 불안에서 벗어나고 편안하게 성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자궁이 점점 커져 배가 나오기 때문에 복부를 압박하는 체위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삽입의 깊이를 조절하고 자궁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특히 남편이 자신의 체중으로 아내의 배를 누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르가슴을 느낄 때 자궁이 수축되고 태동이 감소할 수도 있지만 곧 정상적으로 회복되므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또, 성관계 이후 일시적으로 배가 묵직해지기도 하는데 옆으로 누워 휴식을 취하면 보통은 괜찮아진다. 그러나 꽤 오랜 시간 왼쪽 옆으로 누워 휴식을 취했는데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에 내원해보는 것이 좋다.

◆ 성욕이 감퇴되고 체위가 제한되는 ‘임신 후기’
임신 8개월부터는 간혹 배가 당기고 자궁경관에서 분비물도 늘어나는 등 출산 준비가 서서히 이뤄지는 단계다. 가슴이 커지고 배가 점점 부르면서 신체 변화가 급격해져 성욕이 감퇴되고 체위가 제한된다. 이때는 자궁 입구와 질이 연해지고 충혈돼 상처를 입기 쉬우므로 옆으로 누워 삽입하는 자세를 권하는데, 조산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남편이 삽입의 깊이와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임신 후기에는 질내의 산성도가 적어지고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안전한 출산을 위해선 균을 억제해야 한다. 또, 무리한 성관계는 조산이나 분만 전 난막이 파탄나는 조기파수를 일으킬 수 있으니 되도록 자극을 피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출산 6주 이전부터는 관계를 금하는 것이 좋다.

◆ 출산 후 성관계는 언제부터 가능할까?
상처가 아무는 속도에 따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한 달 이후부터 가능하다. 그런데 이때는 수유를 하기 때문에 배란이 억제되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 질벽이 건조하고 위축된다. 게다가 분만으로 인한 상처로 통증과 불편함이 많다. 이에 배우자가 미리 이해하고 차분히 대해야 부부관계가 원활하게 시작될 수 있다.

본래 성관계는 서로의 배려가 중요한 행위다. 그러나 임신 중에는 더 세심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무리한 성생활을 강요하지 않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그날까지 임신 시기별 올바른 상식을 인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정적인 부부생활은 아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줄 첫 번째 방법이 될 수 있다.


송나은 기자 [ hoogy003@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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